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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원전해체 기술…고리 1호기 20년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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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체기술 걸음마 단계
사용후 핵연료 처리기술없어 기술 확보놓고 부처간 '엇박자'

19일부터 가동 영구정지, 2022년부터 해체작업 돌입



[ 박근태 기자 ] 오는 19일 0시 부산 기장군에 있는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원전)인 고리 1호기 가동이 영구 정지된다. 1978년 첫 상업 운전을 시작한 지 39년 만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의 해체 준비에서 완전 복원까지 최소 12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학계에선 최대 20년까지 걸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해체 기술 선진국 80% 수준

원전 해체는 건물과 내부의 원자로를 포함한 다양한 시설과 설비를 일련의 계획에 따라 철거하고 부지를 원전이 지어지기 전 상태로 되돌리는 과정이다. 영구정지·냉각 기간을 거쳐 해체 준비, 사용후핵연료 인출, 제염(오염 제거), 구조물 해체·철거, 폐기물 처리, 부지 복원 순으로 진행된다.

가장 중요한 단계는 제염 과정이다. 제염은 세제로 그릇을 닦는 것처럼 원전 구조물의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는 일이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배관에 묻은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사포로 문지르거나 유기 용매로 벗겨 낸다. 제염이 끝난 시설과 건물은 200L 드럼통에 들어갈 크기로 하나둘 잘라낸다. 미국에선 대형 톱날 등을 이용해 기계적으로 잘라내고 있지만 국내에선 레이저로 잘라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한국의 원전 건설 기술은 세계적 수준으로 올랐지만 해체 기술은 걸음마 단계다. 국내에선 1950년대와 1960년대 미국에서 들여온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 2’와 ‘트리가 마크 3’가 수명을 다하자 해체 작업을 진행한 일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규모가 큰 상용 원전을 해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기술력은 미국과 일본, 독일 등의 80%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핵심 기술 38개 가운데 27개 기술은 확보했지만 11개 기술은 확보하지 못했다.

드럼 2만 개 분량 저준위 폐기물

고리 1호기의 경우 실제 해체 작업은 준비와 허가 검토 기간을 거쳐 2022년쯤에야 시작될 전망이다. 원전 해체부터 복원까지 걸리는 시간은 해체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원전 폐로와 복원에는 최소 10~20년, 길게는 100년이 걸린다.

최대 난제는 원전 해체 과정에서 나오는 막대한 폐기물이다. 한수원이 제시한 원전 1기 해체 비용 6347억원 가운데 41%가 폐기물 처분 비용이다. 고리 원전에서 나오는 콘크리트와 금속 폐기물 50만t 가운데 6000t은 방사능에 오염된 것으로 추산된다. 한수원 측은 이를 환산하면 200L들이 드럼통 1만4500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범경 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원자로 건물에서 나온 콘크리트와 금속 폐기물 부피를 쉽게 줄이지 못한다”며 “폐기물에서 오염된 부분만 골라 선택적으로 분리해 내는 기술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더 위험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법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폐로 기술 확보 ‘엇박자’

미래창조과학부는 2021년까지 원자력연구원에 소규모 실증시설을 지어 원전 해체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수원은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미국 등 해체 경험이 많은 기업으로부터 검증된 기술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제염 해체 기술은 검증 경험(트랙 레코드)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제시한 원자력 시설 폐로 비용 평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전을 모두 해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1848억달러(약 200조원)에 이른다. 국내에 가동 중인 원전 25기 중 2030년까지 설계 수명이 만료되는 원전도 12기에 이른다. 미국은 코네티컷주 양키 원전을 비롯해 15기를 폐쇄한 경험을 토대로 원전 폐로 시장에 나서고 있다. 백원필 원자력연구원 부원장은 “고리 1호기 해체 과정을 향후 국내 노후 원전 해체나 해외 원전 해체 시장 진출에 필요한 원자력 시설 해체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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