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에서
"정확도와 비거리 일관성 높아"
[ 이관우 기자 ] 국내 골프장은 아마추어에게 웬만해선 칩샷 연습을 허용하지 않는다. 연습 그린 주변에서 칩샷 연습을 시도하다가는 제지받기 십상이다. 프로 대회에서는 드라이빙 레인지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그린 주변에서의 칩샷도 자유롭게 허용된다. 아마추어들이 칩샷을 잘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투어 프로들이 퍼팅과 함께 티샷을 하기 직전 가장 많이 하는 연습도 칩샷 어프로치다. 그린을 놓쳤을 경우 파 세이브를 할 때 가장 유용한 실전 기술이 그린 주변 칩샷이기 때문이다.
11일 데상트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결승전이 열린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CC에서도 출전 선수 대다수는 티샷 전 20~30개의 칩샷 연습을 하며 칩샷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눈에 띄는 것은 대다수 프로가 웨지 날로 공을 먼저 맞히는 게 아니라 클럽 헤드로 잔디를 먼저 맞히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이다. 주흥철 프로(36·동아회원권)는 “칩샷 어프로치는 상황에 따라 띄우기도 하고 굴리기도 하지만 특히 짧은 칩샷은 바운스로 치는 게 더 많다”며 “일부러 뒤땅을 내 모래를 퍼내는 벙커샷과 기법이 상당히 비슷하다”고 말했다.
바운스 칩샷은 리딩 에지(날) 칩샷보다 정확도와 일관성이 더 높다고 프로들은 말한다. 지난주 코오롱한국오픈을 제패한 장이근(24)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이 있지만 그린이 굴곡 없이 평탄할 경우 부드럽게 떠서 굴러가는 바운스 칩샷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유는 일관성의 차이 때문이다. 바운스가 아니라 리딩 에지로 공을 먼저 칠 경우 회전이 많이 생긴다. 프로들은 공의 어느 부위를 때리면 회전량이 많이 생기는지, 적게 생기는지 경험상 알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는 능력도 높다. 하지만 아마추어는 정확한 타격이 어려워 스핀이 많이 생길 수도, 또는 적게 생길 수도 있어 같은 크기의 스트로크를 해도 비거리가 제각각인 경우가 대다수다.
반면 바운스 부분으로 공 옆 1~2㎝ 지점의 잔디부터 때리면 공과 클럽이 닿는 부분이 일정해져 좀 더 일관된 스핀과 거리를 낼 수 있다는 게 프로들의 설명이다.
주 프로는 “주말골퍼는 바운스로 칩샷을 해 본 경험이 적어 뒤땅이 심하게 나거나, 토핑을 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는데 사실 리딩 에지로 치는 것보다 쉽다”며 “잔디가 있는 필드에서 틈나는 대로 바운스 칩샷을 연습하면 금세 익숙해진다”고 조언했다.
다만 잔디가 아주 짧거나 흙이 많은 그린 주변에서는 바운스가 잔디를 맞고 튕겨 올라 토핑이 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삼가야 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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