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여력비율 150% 밑으로 일부 은행 방카슈랑스 제한
재무건전성 강화 위해
흥국화재 증자도 나설 듯 "다양한 방안 모색 중"
[ 박신영 기자 ] 흥국생명이 악화된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상당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 중이다. 흥국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이 감독당국의 권고치인 150% 밑으로 내려가면서 은행들이 방카슈랑스(은행 창구 내 보험 판매)를 제한하자 나온 대응책이다.
▶본지 5월9일자 A12면 참조
흥국생명은 강화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흥국화재에 대한 유상증자도 추진할 계획이다.
◆계열사 지원 나서나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상당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형식으로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흥국생명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은 대부분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사주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할 경우 사실상 계열사들이 자금 지원을 하는 셈이다.
흥국생명이 이처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보험사의 건전성지표인 RBC비율이 지난해 말 감독당국의 권고 수준인 150% 아래로 떨어져서다. 이로 인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지난달부터 흥국생명의 보험상품 판매를 제한하고 나섰다. 다른 은행들도 경영개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RBC비율은 고객에게 보험금을 내줄 수 있는 보험사의 자금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150%를 넘어야 재무상태가 안정적인 것으로 인정된다.
문제는 흥국생명의 경영 악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에서의 조달비용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올해 들어 흥국생명은 후순위채 발행 계획을 한 차례 취소하기도 했다.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까지 냈지만, 예상보다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금리 수준이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이 태광그룹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사모 형식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시장 상황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흥국화재 유상증자도 검토
흥국생명은 계열사인 흥국화재에 대한 유상증자도 검토하고 있다. 흥국생명의 경영이 최근 악화된 주요 원인이 흥국화재에 있어서다. 흥국생명의 건전성은 지난해 4분기부터 흥국화재와 연결 RBC제도를 쓰면서 악화됐다. 흥국생명은 흥국화재 지분 59%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더욱 철저하게 RBC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자회사와 연결해 RBC비율을 산출하도록 하고 있다. 흥국화재의 RBC는 지난해 말 기준 154%로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흥국화재와 연결 RBC비율을 써야 하는 흥국생명으로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은 자본확충안 외에도 140개 지점을 80개로 축소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축소 대상 60개 지점이 생산성은 낮은 데 비해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형 금융플라자 22개를 수도권과 광역시 중심으로 10개로 재편하기로 했다. 대신 소형 고객지원서비스 창구를 기존 7개에서 15개로 늘릴 계획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지난 4월 RBC비율이 150% 이상으로 올라왔다”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경영정상화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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