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경비·미화·주차관리 등 협력사 채용
지원자 5000여명 몰려…예전엔 드물던 20대도 북적
[ 김인완 기자 ]
지난 1일 오후 인천 중구 항동 하버파크호텔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협력사 채용의 날’ 행사에 5000여 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밀려드는 지원자 행렬에 행사에 참가한 구인업체들은 순번 대기표를 나눠줘야 했다. 면담 순서를 기다리는 대기 줄이 행사장인 2층 그랜드볼룸에서 시작돼 호텔 계단을 다 채우고 호텔 밖으로까지 이어졌다.
인천시 중구가 주관한 이날 행사를 통해 18개 협력사는 계약직 1600여 명을 뽑는다. 경비, 공항시설 관리, 환경미화, 항공기 케이터링, 기내식 탑재, 주차계도 등을 담당하는 비정규직 자리다. 이들 부문은 지금까지 적잖은 구인난에 시달려왔다. ‘1년 계약’인 데다 2~3교대로 근무하고, 급여 복지 등의 처우도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행사장에서 협력업체들의 인기는 대기업 못지않았다. 공항 주차계도(요금징수, 주차관리) 협력사 아이서비스에는 60명 모집에 900여 명이 몰렸다. 170명을 뽑는 환경미화업체 성시스템에도 500여 명이 지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인천공항공사를 택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한 점이 갑작스러운 인기의 배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파트 경비원 최덕겸 씨(45)는 “인천공항 협력사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월급도 오른다고 해 경비보안업체에 응모했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 부문에 지원한 김순영 씨(40)도 “1년 계약직이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기대를 드러냈다.
청년층의 지원이 급증한 점도 두드러진다. 지금까지 협력사 채용 모집에는 40~50대 중·장년층이 주류였다. 그러나 이날은 20~30대 청년층이 절반을 훨씬 웃돌았다. 전문대에서 전기를 공부한 박영화 씨(27)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입사에 실패하고 공무원시험을 준비해왔는데,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고 해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중구 관계자는 “정규직으로 갈 수 있는 마지막이자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에 젊은 구직자들이 대거 몰린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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