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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알리는 왜 위대한 복서라 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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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그레이티스트


[ 양병훈 기자 ] 1954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시의 빈민가. 열두 살 흑인 소년이 자전거를 도둑맞은 뒤 복수를 다짐하며 권투에 입문한다. 이 소년은 권투를 배운 뒤에도 자전거 도둑을 잡지는 못한다. 대신 세상을 뒤흔든 복서로 성장한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아웃복서’로 불리는 무하마드 알리(1942~2016)의 얘기다.

3일 알리의 1주기를 앞두고 미국 작가 월터 딘 마이어스(1937~2014)가 쓴 더 그레이티스트:무하마드 알리 평전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저자는 알리의 생애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들을 짧은 분량에 박진감 넘치게 그려냈다. 알리의 역사적인 경기를 중계하듯이 글로 풀어낸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1964년 세계 헤비급 챔피언 소니 리스턴과의 경기다. 많은 사람들은 “알리가 겁을 먹어서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도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알리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고 일갈하고 링 위로 올라갔다. 알리는 현란한 발놀림과 송곳 같은 펀치로 챔피언을 유린했다. 그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TKO승을 거뒀다.

복싱으로 돈방석에 앉은 알리는 안락에 파묻히는 대신 또 다른 싸움 속으로 스스로를 내던졌다. 그는 복서일 뿐만 아니라 흑백분리 정책에 반대한 민권운동가였고 베트남전쟁에 반대한 평화운동가였다. 미국 정부가 1967년 베트남전 징집 영장을 보내자 “베트콩과 싸우느니 흑인을 억압하는 세상과 싸우겠다”며 거부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저자는 알리의 삶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교훈은 ‘용기’라고 말한다. 저자는 “알리는 두려웠지만 자신에게 닥친 모든 일에 맞설 만큼 충분히 분별이 있고 담대했다”며 “늘 옮은 일이라고 믿는 바를 행했다”고 강조한다.

(이윤선 옮김, 돌베개, 252쪽, 1만3500원)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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