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 노경목 기자 ] 올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에서 전장(電裝)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라가며 각 부품을 제어하기 위한 반도체 수요도 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28일 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올해 280억달러로 전년 대비 2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소폭 감소했던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8% 증가했고, 올해도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도 시장 규모를 키우는 요인이다. 최근 D램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0%, 낸드플래시는 28%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는 자동차 내비게이션부터 첨단 운전자지원 시스템(ADAS)까지 사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온도와 압력, 속도 등을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는 아날로그 반도체와 엔진 및 전자제어장치 등에 사용되는 시스템 반도체 가격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수요가 늘고 가격도 오르면서 차량용 반도체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에서 2020년 10% 이상으로 팽창할 것으로 예상됐다.
차량용 수요가 늘면서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높은 온도와 습도 등 극한 조건에서 견뎌야 해 제품 사양도 높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 위주의 한국 업체들이 관련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지 못하는 이유다. 차량에서 집안 환경을 제어하는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기술 등이 상용화되면 차량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모바일 칩에 주력하던 퀄컴이 차량 반도체 선두주자인 NXP를 470억달러(약 53조원)에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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