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특사인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문 특사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30여분 간 아베 총리와 면담했다.
아베 총리는 특사단과 악수를 한 뒤 "문 특사와는 몇 차례 만난 적이 있고 아내(아키에 여사)와도 본 적이 있다"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문 특사는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해 가자는 문 대통령의 뜻을 친서에 담아왔다"며 "앞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꼭 뵙기를 희망하고, 정상의 만남이 빈번해질수록 양국의 이해가 훨씬 깊어진다는 뜻을 담아왔다"고 덧붙였다.
문 특사는 "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小泉) 총리 시대 등의 (한일간) 셔틀 외교 복원까지를 희망한다"고도 말했다.
문 특사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안부, 역사문제에 대해 언급했느냐는 질문에 "진지하게 얘기했으나 더이상 얘기하기가 거북하다"면서도 충분히 한국의 의견을 전달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는 "물론이다"고 대답했다.
친서에 관련 내용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지난 11일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을 보면 현실의 문제가 무엇인지 내용을 잘 알고 있고 충분히 이해하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어떻게 이해를 하는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대통령이 통화하신 내용 그대로다"고만 답했으며 이날 구체적인 아베 총리의 반응에 대해서도 "서로가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고 이해했다"고만 전했다.
또한, 합의 재협상이 거론됐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 같지 않다"고만 답하고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앞서 문 특사는 전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의 면담에서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1일 문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아베 총리에게 위안부 합의에 대해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라며 "민간 영역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 정부가 해결하는 건 한계가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그런 국민의 정서와 현실을 인정하면서 양측이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12월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타결된 이른바 '12·28 합의'는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는 표현을 쓴 첫번째 합의문이다. 과거에는 '도의적 책임을 전제로 한 인도적 조치'로 표현됐다.
다만 당시에도 일본 정부의 책임이 법적 책임인지, 도의적 책임인지를 명확히 하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피해자에 대한 사죄 측면에선 '명예와 존엄의 회복에 기여하는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표현했다.
한국 내에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이 10억엔 가량을 정부 예산으로 출연한다는 대목도 합의 이행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당시 야당과 시민단체는 합의문에 표현된 일본 정부의 책임이 도의적인 부분에 국한된 점,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듯 하면서도 회피한 점,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 부분이 빠진 점 등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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