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 KEB하나은행장 hana001@hanafn.com >
오늘은 스승의 날이자 성년의 날이다. 성년이 된 것을 축하하며 동시에 어엿한 사회인이 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모든 스승님께 감사를 드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전국 40대 연령 가구는 월평균 488만원을 벌어 10%인 49만원을 교육비로 썼다. 12개 소비지출 항목 중 가장 비중이 높다. 올해 정부예산 가운데 교육 분야가 약 14%를 차지한다고 하니 가계와 국가 모두 교육에 상당한 투자를 하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젊은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키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답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학부모는 사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휘고, 학생은 날로 늘어나는 학습 부담에 힘들어한다. 기업은 애써 뽑은 인재가 즉시 능력을 발휘할 수 없어 아쉬워한다. 요즘 신입사원들은 많은 노력과 돈을 들여 우수한 ‘스펙’을 갖추고 은행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들을 현장에 적응시키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과 교육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교육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키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2014년 TED 강의에서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미국 MIT 교수는 “미래에는 인류가 정보를 알약 형태로 만들어 먹기만 하면 지식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 예언이 적중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인공지능(AI)의 발전 등을 보면 지식습득 위주의 교육만으로는 미래를 우리의 시대로 맞이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 우리 교육은 어떠해야 할까? 어렵지만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다양한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어야 한다. 지식과 기능은 점차 로봇과 기계가 대체하게 된다. 인간에게는 이를 어떻게 연결하고 융합해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낼 것인가가 중요한 역량이 된다. 또 미래에는 이러한 재능과 역량에 더해 상대에 대한 따뜻한 이해, 진심이 담긴 배려와 소통 같은 인성과 인간적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만나 지식을 융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은행이 바라는 인재상도 다르지 않다. 금융인의 기본 자질인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뜨거운 열정과 열린 마음으로 전문성을 키우며, 따뜻한 인간의 온기로 손님과 동료를 존중하는 직원이 은행이 필요로 하는 인재다. 스승의 날을 맞아, 앞으로 이런 젊은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함영주 < KEB하나은행장 hana001@hanafn.com >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