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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네이버 FARM] '도깨비 메밀밭' 일군 이 남자의 인생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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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사람들 - 농사의 결실은 풍경…'경관 농업가' 진영호

서울 토박이지만 고교때부터 농부의 꿈
경복고·서울대 농경제학과 졸업 후
선친 진의종 전 총리가 남긴 고창 농장 맡아

하지만 '누에 농사'는 1년 만에 망치고
금호그룹 입사해 임원 은퇴 후 '귀농 재수'

왜 관광·경관을 위한 농업이냐고요?
30만평 밭 청보리, 내다팔면 4억이지만
해마다 축제 열면 10억 매출…답 나오죠!



[ 강진규 기자 ]
전북 고창군은 요즘 푸른빛으로 가득하다.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청보리밭축제의 주 무대인 공음면 일대가 푸른색 청보리로 뒤덮여 있다. 이 일대에 펼쳐져 있는 100만㎡(약 30만평)의 보리밭 중 대부분은 ‘학원농장’의 것이다. 얼마 전 큰 인기를 끈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의 아지트로 나온 메밀밭이 있던 곳이기도 한 학원농장은 봄철엔 메밀 대신 청보리로 뒤덮인다. 지난달 말 학원농장을 찾았다. 관광 목적의 농업을 국내에 처음 들여와 20여년 전부터 보리밭을 일궈온 진영호 대표(70·사진)를 만났다. 진 대표는 자신을 ‘경관 농업가’라고 소개했다.

▷경관 농업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합니다.

“본격적으로 경관 농업을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부터입니다. 그전에도 관광농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혀 시도하지 못했어요. 보리를 키워 시장에 내다 파는 일을 했죠. 그런데 보리밭이 예쁘니까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찾아오는 거예요. 그렇게 하다 보니 청보리밭축제가 생겼고, 본격적인 경관 농업을 하게 됐어요. 관광 수입을 목적으로 식물을 심는 거죠.”

▷관광 수입만으로 돈이 되나요.

“청보리, 해바라기, 메밀축제를 연이어 엽니다. 청보리밭축제는 40만명, 메밀축제는 25만명, 해바라기는 10만명쯤 옵니다. 가장 활성화된 청보리밭축제는 현장 매출이 10억원쯤 나와요. 그런데 30만평 밭에서 청보리를 심어 시장에 내다 팔면 매출은 한 4억원쯤 될 겁니다. 답이 나오는 거죠.”

진 대표와의 인터뷰는 자연스레 그의 인생 이야기로 이어졌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내내 도시에서 자랐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농부가 되고 싶어했다. 그의 부친인 고(故) 진의종 전 국무총리(1983년 10월~1985년 2월 재임)가 고향인 고창에 일군 농장을 관리하던 어머니 이학 여사가 그에게 농장을 맡아볼 것을 제안했다.

경복고를 졸업한 진 대표는 서울대 농경제학과에 진학했다. 1학점짜리 농장 관리 과목이 특히 재미있었다고 한다. 실제 농업 환경은 쉽지 않았다. 대학 졸업 후 고창에 내려와 농사를 시작했지만 1년 만에 벽에 부딪혔다. 작목으로 선택한 누에를 너무 쉽게 봤다. 그는 농사를 포기하고 서울로 올라가 금호그룹에 취업했다. 그렇게 꿈은 잊혀 가는 듯했다.

▷기업에서 잘나갔던 것으로 들었습니다.

“자랑 같지만 ‘꽤나 잘나갔다’고 할 수 있죠.(웃음) 1973년에 같이 입사한 동기 중에 가장 먼저 임원을 달았으니까요. 해외법인에서도 일해보고 기획실장도 맡았고요. 20년 가까이 회사를 다니면서 이제 회사에서 해볼 만한 것들을 어느 정도 다 해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거의 꿈을 다시 떠올리신 건가요.

“스스로 농부가 되겠다는 꿈은 계속 꾸고 있었죠. 특히 일본 법인에 5년간 있을 때 도쿄 주위의 체험농장들을 자주 다니면서 공부했어요. 유명한 모쿠모쿠 체험농장도 자주 다녔고요. 사표를 내고 농장을 맡아보겠다고 이야기했을 때 고령의 나이로 농장을 꾸려가던 부모님은 대환영이셨죠. 아내는 담담하게 받아들였고요.”

진 대표는 인터뷰를 하는 틈틈이 매점에 찾아오는 손님을 맞았다. 한 여성 관광객은 “메밀꽃은 없어요?”라고 물었다.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메밀밭을 찾는 사람이었다. “메밀꽃은 가을에나 펴요. 지금은 보리만 있어요”라고 답하며 진 대표는 다시 자리에 앉아 인터뷰를 이어갔다.

▷드라마 효과가 확실히 있나봅니다.

“아무래도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니까 물어보는 사람이 많아요. 요즘에는 동남아시아에도 드라마가 상영이 되는지 홍콩, 대만, 태국 등에서도 농장을 찾아오는 것 같아요. 지금은 메밀이 아니라 청보리지만 드라마를 봤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감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총 4700자 분량으로 지면 사정상 줄여 싣습니다)

FARM 강진규 기자

전문은 ☞ blog.naver.com/nong-up/220979857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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