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도입할 계획 없다"
[ 박상용 기자 ] 서울시가 모바일 플랫폼 기업 카카오에 택시 운전기사들이 카카오택시 앱(응용프로그램)에서 승객의 목적지를 볼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사들이 휴대폰에 뜬 호출의 목적지를 보고 승객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간접적인 승차 거부가 제도화됐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 운전기사들이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해 장거리 고객만 골라 태운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앱에서 승객의 목적지를 표출하지 않는 방안을 카카오에 제안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는 “다만 카카오가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이를 권고하거나 강제할 권한은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앱 택시 활성화에 따른 택시 운행 행태의 변화와 관리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하는 택시는 장거리 손님을 많이 태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앱을 이용하는 택시는 하루 영업 중 장거리인 10㎞ 이상 운행한 비중이 약 45.9%로 도로를 배회하면서 손님을 태운 택시(약 18%)보다 훨씬 컸다. 기사들이 수입을 올리기 위해 장거리 승객만 골라 태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카카오는 “당장은 목적지를 표출하지 않는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목적지까지 운행할 수 있는 기사와 승객이 연결돼 불필요한 승차 거부 갈등을 빚지 않아도 되고, 도착지까지 가는 길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등 순기능이 부작용보다 크다는 판단에서다.
택시 업계도 목적지 표출을 하지 않는 방안에 부정적이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카카오택시 앱은 승객의 목적지를 보고 운행 동선을 고려하면서 영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호출하고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손님도 많은데 목적지까지 보이지 않으면 앱을 이용하는 기사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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