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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인생 최악의 악당…칸영화제 초청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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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개봉 범죄액션 '불한당…'서 재호 역 설경구

잇단 흥행실패 원인 스스로 찾아내려 감독 뒤통수에 "다시 찍자" 거듭 주문



[ 유재혁 기자 ] 설경구(50·사진)는 영화 ‘실미도’와 ‘해운대’로 각각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지만 지난 3년 동안에는 ‘서부전선’ ‘나의 독재자’ ‘루시드드림’ 등에서 줄줄이 참패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범죄액션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으로 부활할지 주목받고 있다. 범죄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와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가 교도소에서 만나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다. 시사회 후 호평이 쏟아졌고, 17일 개막하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도 초청됐다. 1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박하사탕’ 이후 17년 만에 칸에 갑니다. 그 무렵에는 칸 초청이 흔한 일이어서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른 뒤 칸에 초청받는 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나 변성현 감독이나 초청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은 상업영화를 심야 상영하는 부문이죠. 운이 좋았습니다.”

설경구는 출연작 중 ‘오아시스’와 ‘여행자’가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지만 가지 않았다.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 영화의 매력은 스타일입니다. 기시감 있는 이야기를 다른 결로 풀어냈거든요. 이야기 방향을 트니까 재미있어졌어요. 같은 대본이라 해도 배우마다 연기가 다르게 나오는 것처럼 말이죠. 다 보고 나면 다르다고 느낄 겁니다.”

신참 현수는 재호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파견된 형사라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진다. 얼핏 ‘신세계’나 홍콩영화 ‘무간도’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이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 과정이 완전히 달라 신선하게 다가온다.

“현수 역 임시완의 성장담으로도 읽혀집니다. 임시완이 소년 같은 이미지에서 거친 남자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제가 한 재호 역은 철저히 계산된 악행을 저지릅니다. 제가 해낸 배역 중 최악의 악당입니다. 진짜 악역이죠. 반면 가장 스타일리시하고 섹시한 배역이기도 합니다.”

조직의 2인자 격인 재호는 말쑥한 정장 차림의 신사지만 목적을 위해서는 잔인한 살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영화는 한마디로 세상을 구겨버리고 싶어 하는 사내들의 얘기예요. 그러나 감독은 저를 빳빳하게 펴 주겠다고 하더군요. 좋은 옷을 입히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도록 할 테니 불편해하지 말라고 당부하더군요. 저는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배우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

그는 정장을 입으니까 처음에는 앉지도 못할 정도로 불편했다고 한다. 정장에 어울리게 턱선이 살아나도록 체중도 줄였다. 미용사들은 그의 얼굴 잔털도 완전히 제거해 깔끔한 용모가 됐다.

“오랜만에 정말 많이 고민하면서 연기했습니다.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후배인 변 감독과는 의도적으로 갈등과 긴장 관계를 유지했어요. 감독이 촬영장에서 ‘OK’하면, 그의 뒤통수에다 ‘재미없다’고 중얼거렸어요. 감독이 듣도록 말이죠. 감독은 괴로웠다고 말하더군요. 왜 저래? 하면서 찝찝하니까 다시 한번 찍자고 했어요. ”

그가 거듭 재촬영을 유도한 까닭은 잇따른 흥행 실패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아냈기 때문이다.

“‘루시드 드림’ 촬영을 끝낸 뒤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고민 없이 너무 쉽게 연기한 거였어요. 연기에 임하는 태도가 안 봐도 비디오라고 할 정도로 뻔했어요. 내가 이렇게 하다가는 ‘아웃’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창피했습니다. 그때 최소한 나 자신에게 ‘쪽팔리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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