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에 바란다
보수·진보 단체 조언
박재완 한반도재단 이사장 "포퓰리즘에 발목 잡히지 말아야"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 "견제와 균형의 지혜 필요하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사회공공성 회복 정책 급선무"
최종진 민노총 위원장 직무대리 "일자리 숫자만 부풀리지 말라"
[ 이현진/황정환/박진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비판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을 가리지 않았다. 분출하는 변화의 열망을 담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분열된 사회를 하나로 통합하는 한 차원 높은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밋빛 허니문’을 바라기엔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며 임기 초부터 개혁의 고삐를 다잡아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진보진영 인사들은 새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다시 숙고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사회공공성을 회복할 정책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그것이 지난 여섯 달 동안 광화문광장 등에서 빗발친 국민들의 목소리에 대한 도리”라는 설명이다.
서민경제 살리기와 재벌개혁 등 경제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양극화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사회통합의 첫걸음이라는 주장이다. 문 대통령의 주요 경제공약이 ‘알맹이가 부족한 백화점식 나열’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민생을 살리려면 실질소득을 높이는 게 중요한데 어떤 식으로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수단이 안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자리 창출 방안 역시 재원 조달 방법 등에 대한 의구심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리는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 2기’가 돼선 안 된다”며 “일자리 숫자만 부풀리지 말고 노동시간을 지키고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은 대선 과정에서 사회적 공감대를 얻은 만큼 임기 첫해에 해결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도 빠르게 추진할 과제로 꼽혔다. 이재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위원장은 “이전 정부에서 검찰을 장악하려 하면서 여러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며 “검찰이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수’보다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범(汎)보수진영의 목소리도 높다. 신영무 바른사회운동연합 상임대표는 “우리 사회가 너무 분열되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또 다른 갈등을 낳기보다는 분열된 국론을 수습하고 화합을 이끌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싫은 소리 하는 야당과 언론에도 귀 기울여 진정한 ‘국민대통합’을 이루는 지도자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노동·교육분야 구조개혁을 책임지고 추진할 것도 촉구했다.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경제를 살리려면 노동·교육 분야의 구조개혁이 필요한데 이는 여야 합의 없인 불가능하다”며 “포퓰리즘 공약에 발목 잡히지 말고 당리당략을 배제한 국정 운영으로 구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판에도 귀를 기울이는 통합의 정신을 특히 강조했다.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시각이 다른 사람들의 의사도 충분히 수렴하는 견제와 균형의 지혜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현진/황정환/박진우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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