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성대규 보험개발원장
IFRS17 시행 앞두고 9개 보험사와 협약
관련 시스템 공동구축
[ 박신영 기자 ]
“상품이 단순해지고 설계사 수는 줄어들 것이다.”
성대규 보험개발원장(50·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보험업에 미칠 영향을 이렇게 내다봤다. 그는 “IFRS17은 2021년 도입 예정이지만 한국 보험회사 사이에선 이미 이 같은 변화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IFRS17 체제에선 보험사들이 지금처럼 한 상품에 복잡한 특약을 붙여 판매할수록 불리해진다”며 “상품 구조가 단순해지면 소비자들은 설계사 도움 없이도 상품에 가입하는 게 수월해진다”고 분석했다. 설계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IFRS17은 보험사들이 상품에 붙인 여러 가지 특약에도 가격을 매기도록 했다. 그렇지 않으면 회계장부에 부채를 더 많이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보험사들로선 가격을 올리거나 상품의 보장 종류나 수준을 줄일 수밖에 없다. 저축성 보험료가 매출에서 제외되는 것 또한 설계사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성 원장의 예상이다.
성 원장은 “그 여파로 온라인 보험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 보장 내역이 단순해지면 상품 간 비교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성 원장은 “생명보험 상품도 자동차보험처럼 단순화되면 온라인 판매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 원장은 투자자에게도 IFRS17 도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는 부채 규모를 시가로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회계 장부와 실제 자기자본 간 차이가 크다”며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RBC)도 보험사의 재무 체력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부채 규모를 현재는 과거 계약을 맺은 시점의 ‘고금리’를 기준으로 계산하고 있다. 부채 규모를 적게 계산해도 고금리로 고객에게 약속한 만큼 불릴 수 있다고 가정했다. 반면 IFRS17은 매해 결산 시점의 시장 상황을 반영해 부채를 계산하도록 했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선 부채 규모를 크게 잡아야 고객에게 약속한 만큼의 보험금을 미래에 지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성 원장은 IFRS17 도입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보험사들의 큰 숙제라고 강조했다. 보험사들이 보험 계약에 따른 미래 현금흐름을 정확하게 추정하고, 이에 따른 현재 부채 규모를 계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성 원장은 “9개 보험사와 IFRS17을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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