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제품에 비해 5분의 1 가격
8월 광원 개선한 새제품 출시
[ 임락근 기자 ]
“미세한 부분까지 잡아내야 하는 수술엔 수백,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유명 메이커를 쓰는 게 맞겠죠. 하지만 동네의원에서 하는 1차적인 수준의 검진이면 저희 제품으로도 충분합니다.”
손승욱 소너리티 대표는 2015년 말 휴대용 내시경 ‘엑스코프’를 시장에 내놨다. 동물병원이나 동네의원에서 기초 검진이라는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엑스코프는 아이팟 같은 휴대기기에 연결해 화면을 보면서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초점과 밝기를 조절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저장까지 할 수 있다. 화질은 최대 360만 화소까지 지원해 귓속이나 목구멍의 염증을 검사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가격은 일반 내시경 기기의 5분의 1 수준이다.
국내에는 아직 모바일 내시경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다. 손 대표는 “의료기기 시장은 공룡 기업들이 독과점을 하고 있는 탓인지 훌륭한 기술은 많지만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이 없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결과 휴대용 내시경을 만드는 업체는 해외에서도 두 곳밖에 없었다. 국내에는 외국 제품들을 수입하는 업체들이 있지만 제품 가격이 엑스코프보다 배 이상 비싸다.
휴대용 내시경이라는 아이디어는 2015년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창업아이디어경진대회에서 대상을 타면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같은 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주관한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는 1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지원사업에 선정돼 1억5000만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제품 판매 후 고객들에게 들어보니 “빛의 세기가 약하다” “화면을 터치할 때 흔들려서 불편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100대를 팔기로 했던 지난해 목표치는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다.
손 대표는 고객들의 지적을 양분 삼아 제품을 보완했다. 광원의 밝기도 강화하고, 외부에 버튼을 만드는 등 부족한 점을 보완한 새 제품을 올 8월께 출시한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 달성하지 못한 100대 판매 목표를 꼭 이루겠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신제품과 함께 후두부를 더 정밀하게 볼 수 있는 스트로보스코프 내시경도 내놓을 계획이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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