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대선 변수 되나
바른정당 '3자 단일화' 제안
양자 대결땐 '예측 불허' 게임…3당 정책 등 달라 역풍 우려도
보수 후보끼리 단일화?
홍준표 "보수 후보 TV토론 하자"…바른정당 일각서도 동조
3자 단일화 가능성 있나
투표용지 인쇄 전 30일이 1차 시한…지지기반 등 달라 쉽지 않을 듯
[ 김채연 기자 ] 대통령 선거를 불과 2주일 앞두고 비문(비문재인)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바른정당이 지난 24일 심야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3자 간 원샷 단일화를 제안한 게 기폭제가 됐다. 지지율 1위를 질주하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기 위해선 후보 단일화 외에는 다른 방안이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에서다.
바른정당의 ‘3자 원샷 단일화’ 제안은 당과 유승민 후보가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는 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단일화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당선 가능성이 없는 유 후보 완주는 의미가 없는 만큼 연대를 통해 현 국면을 돌파한 뒤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홍준표 한국당 후보 모두 자력으로는 당선 가능성이 없어 바른정당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정치공학적 셈법도 작용했다.
‘3자 간 원샷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폭발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일보·칸타퍼블릭의 가상 양자 대결 조사(21~22일 1030명 조사)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41.4%, 41%를 기록해 지지율 격차가 불과 0.4%포인트였다. 양자 구도가 되면 오차범위 내 승부가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3당 간 지지 기반과 정책 방향 등 정체성이 다르다는 점에서 단일화 명분이 떨어지고 오히려 역풍이 불 수도 있어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차선책으로 바른정당과 한국당, 또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단일화가 거론된다. 바른정당과 한국당 간 보수 후보 단일화는 양당 모두 긍정적이다. 양당은 탄핵 국면에서 분당됐지만 정책 방향, 지지 기반을 공유하고 있고, 홍 후보도 그간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도 가능성이 열려있다. 양당은 정책 방향에서 견해차가 커 걸림돌이 됐지만 안 후보가 최근 사드 배치를 당론으로 하는 등 우클릭 행보를 하며 견해차를 좁히고 있다. 실제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 22일 후보 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양자 단일화는 3당 단일화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단일화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후보들의 입장이 제각각이다. 단일화 논의의 발원지인 바른정당의 유 후보는 25일 3자 반문 단일화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에서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며 독자 완주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안 후보 측도 부정적이다. 박지원 상임 선대위원장은 바른정당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논의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홍 후보는 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만 긍정적이다. 그는 기자들에게 “오늘 아침 유 후보, 조원진 새누리당,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위한 TV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에 대해선 “이념과 정체성이 너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바른정당 내 단일화를 요구하는 의원 입장도 제각각이다. 수도권 출신 의원들은 국민의당과, 영남권을 기반으로 하는 의원들은 한국당과의 단일화를 선호하고 있다.
단일화에 합의하더라도 단일화 방식 등을 놓고 견해차가 클 것이 불을 보듯 뻔해 최종 협상 타결까지는 산넘어 산이다. 1차 단일화 시기는 투표용지 인쇄 전인 30일 이전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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