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벤처 '모바일닥터'
[ 임락근 기자 ] 태어난 지 10개월 된 아들을 둔 싱글맘 손모씨(23). 한밤중에 아기가 갑작스레 열이 나 울며 보채면 허겁지겁 인근 병원 응급실에 데려가기만 수차례다. 집에서 해열제를 먹여 식힐 수 있는 수준의 열이었지만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었던 손씨는 늘 발만 동동 굴렀다.
의사 출신 신재원 모바일닥터 대표(사진)가 2015년부터 개발한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열나요’는 신씨 같은 초보 엄마들의 갈증을 해소해준다. 휴대폰으로 아이의 체온, 해열제는 얼만큼 먹였는지, 예방 접종은 했는지 등 아이의 건강 상태와 관련된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해열제를 얼마나 더 먹여야 하는지,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지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열나요는 육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26만건을 넘어섰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출산·육아 카테고리에서는 다운로드 수 기준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신 대표는 “가정의학과 전공의 시절 응급실에서 환자를 보면서 ‘조금만 의학 정보를 알았더라면 굳이 오지 않아도 될’ 경증 환자가 많다고 느꼈던 게 출발점이었다”며 앱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불필요한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닥터는 국내 한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이달부터 열나요 앱 정보를 제공한다. 병원에서도 의외로 반응이 좋다. 신 대표는 “열나요 회원들이 병원에 가면 의사에게 열나요 앱에 저장된 아이의 건강 데이터를 공유해 의사들이 진찰이 수월하다고 한다”며 “병원과 열나요 데이터를 연동하는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열나요는 26만 가입자가 보내오는 데이터를 분석해 독감 유행에 관한 보고서도 발간한다. 질병관리본부보다 독감 유행 예측이 빨랐다. 신 대표는 “나중에 나온 질병관리본부 보고서와 비교해도 정확도 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수십만개의 데이터를 모아 활용할 수만 있다면 고열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모바일닥터는 수족구, 편도염, 기관지염 등으로 질병군을 확대해 프리미엄 유료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신 대표는 “열나요는 두 차례 사업에 실패하는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나온 결실”이라며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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