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팔 이식은 팔에 있는 힘줄과 동맥, 정맥, 신경, 피부를 모두 잇는 까다로운 수술이다. 1998년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시도했지만 면역 거부 반응으로 실패했다. 1년 뒤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후 현재까지 세계에서 100여건의 팔 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지난 2월2일 우상현 대구 W병원 원장이 처음 성공했다. 중국 말레이시아 대만에 이어 아시아 네 번째다. 우 원장은 2010년 팔 이식 수술을 신의료기술로 등록한 뒤 이식수술이 가능한 영남대병원에서 수술을 집도했다.
보건복지부는 팔을 장기이식법상 장기에 포함하면 7000여명에 이르는 상지절단 장애 환자가 안전하게 이식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 기증자를 발굴하는 기관에서 팔 이식이 가능한 뇌사자를 찾는 일이 늘어 수술이 많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전에는 의료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수술을 결정하고 이식했다”며 “앞으로는 장기조직기증원 동의를 받은 기증자의 팔을 장기이식관리센터 기준에 따라 선정된 대상자에게 이식해야 한다”고 했다.
의료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건강보험 혜택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첫 수술을 집도한 우 원장은 “환자에게 팔을 이식하는 데 법적 장애가 없어졌다”며 “환자 치료비에 대한 논의를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팔 이식 환자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수술비만 5000만~7000만원 가까이 든다”며 “면역 억제를 위한 약값과 진료비도 병원을 찾을 때마다 100만원 가까이 내야 한다”고 했다. 국내 첫 팔 이식 환자의 진료비는 대구시와 W병원이 일부를 나눠 부담하고 있다.
팔에 이어 안면, 음경 등 다른 범위로 이식 허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인체 이식의 범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탈리아 신경외과 의사 세르지오 카나베로는 올해 말 김시윤 건국대 의학전문대 교수팀, 중국 하얼빈의대 의료팀과 함께 세계 처음으로 머리 이식 수술에 도전할 계획이다. 홍종원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올해 초 안면 이식 수술을 신의료기술로 인정받기 위해 복지부에 신청을 했다.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아야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으면 관련 학회 등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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