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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폭군 대통령' 막는 시민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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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정


[ 심성미 기자 ] 지난해 11월8일, 온 세상이 놀랐다. 예상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미국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는 그러나 차분했다. 그는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다고 예견했다.

동유럽사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를 연구해온 스나이더는 “20세기 역사는 이미 민주주의 체제도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고, 도덕이 땅에 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무솔리니와 히틀러의 그림자를 본 그는 20세기 역사를 통해 얻은 스무 가지 교훈을 《폭정》을 통해 소개한다. 폭정의 희생자가 되는 대신 진정한 ‘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법이다.

첫 번째 교훈은 ‘미리 복종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치 친위대는 상부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미뤄 짐작하고 솔선해 대량 학살 방법을 고안해냈다. 새로운 권위자를 향한 과도한 복종이 대량 학살 사태를 부른 것이다. 저자는 “일당국가를 조심하고 늘 이번이 마지막 투표인 것으로 여겨 신중히 투표하라”고 조언한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민주주의 체제는 선거와 쿠데타를 결합해 권력을 장악한 세력으로 번번이 무너졌다. 1990년 러시아 과두체제에 투표한 러시아인은 이 투표가 마지막 공정선거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직접 조사하라’는 교훈 역시 대선을 앞두고 ‘가짜 뉴스’의 홍수 속에 허우적대는 한국인에게도 유효한 제언이다. 스나이더는 인터넷에 넘쳐나는 가짜 정보와 조각난 사실에 의존하지 말라고 말한다. 대신 스스로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고, 보도규약을 준수하는 인쇄매체 기자들의 보도를 따르라고 조언한다.(조행복 옮김, 열린책들, 168쪽, 1만2000원)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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