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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만 남극에 흐르는 신비의 강, 해수면 상승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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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태 IT과학부 기자) 한국 과학자를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남극 바다에 떠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빙붕)에서 흘러나온 물이 오히려 지구 해수면 상승을 늦춘다는 새로운 증거를 찾아냈다. 이는 빙붕 위에 고인 물이 해수면 상승을 촉진한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이원상 극지연구소 해수면변동예측사업단장과 미국 컬럼비아대, 미국항공우주국(NASA), 이탈리아 국립신기술에너지지속가능경제개발국 등 공동 연구진은 남극 빙붕 위에 고인 물이 여름철에 형성되는 강을 따라 바다로 빠져나가면서 빙붕 붕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9일 발표했다.

빙붕은 남극 대륙에 붙어 있는 두께 200~900m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다. 바다에 떠있으면서 대륙 빙하가 바다로 흘러내리는 것을 막는 담장 역할을 한다. 빙붕이 사라질수록 해수면 상승 속도는 더욱 올라간다. 과학자들은 빙붕 표면 얼음이 녹으면서 얼음 위에 형성된 연못이 빙붕 붕괴를 가속해 해수면 상승을 유발한다고 봐왔다. 따뜻한 날씨에 녹은 얼음물은 빙붕의 남은 얼음을 녹이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과학자들은 남극 테라노바만에 설립된 장보고과학기지 북쪽의 난센 빙붕이 기후 변화로 따뜻해진 날씨에도 녹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된 점에 주목했다. 난센 빙붕은 길이 48㎞, 폭 16㎞의 거대한 얼음덩어리로 기후변화 영향으로 대륙에서 점차 떨어지고 있다. 연구진은 1956~1975년 항공기로 촬영한 사진과 1974~2014년 지구관측위성인 랜드샛이 촬영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빙붕 위에 고인 물이 여름철에만 빙붕 위에 생기는 강을 따라 바다로 빠져나가면서 빙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런 현상은 빙붕 붕괴에 관련한 종전 학설을 뒤집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전까지 따뜻한 날씨로 빙붕 얼음이 녹아 형성된 연못이 두꺼운 얼음층 아래로 스며들어 거대한 빙붕을 붕괴시킨다고 추정해왔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빙붕 위에 고인 물이 여름철 형성된 강을 따라 바다로 빠져나가면서 빙붕 붕괴를 촉진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천을 통해 녹은 물이 바다로 흘러가면서 붕괴를 어느 정도 완화된다는 뜻이다. 실제 남극에 여름이 시작된 지난 2013년 12월 위성 영상에선 얼음이 녹기 시작해 얕은 하천을 형성하다가 2014년 1월초 하천 깊이가 깊어지면서 다량의 물이 바다로 흘러간 사실이 포착됐다.

여름철 난센 빙붕에 강이 흐른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처음이 아니다. 1912년 남극을 찾은 로버트 스콧 탐험대는 난센 빙붕에 웅덩이와 함께 강이 형성된 모습을 담은 사진을 남겼다. 이원상 단장은 “기존 빙붕 안전도 평가 모델로 산출하면 2100년까지 난센 빙붕 등 붕괴로 해수면이 지금보다 최대 2m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새로 적용할 경우 해수면 높이는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처는 이날 남극 대륙 전역에 걸쳐 방대한 연못과 강이 퍼져 있다는 또 다른 논문 하나도 소개했다. 미국 컬럼비아대와 영국 셰필드대 연구진은 1947년부터 항공사진과 1973년부터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수 십년간 남극 주변에 빙하에서 녹은 물이 흐르는 하천망이 발달했음을 확인했다. 최대 거리가 120㎞에 이르는 이들 하천은 지금도 남극 대륙에서 빙붕까지 녹은 물을 운송하고 방대한 연못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연구진은 남극 대륙 표면의 이런 물 배수로가 예상외로 광범위하며 기온이 올라가면서 잠재적으로 남극 빙하 붕괴를 촉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끝)/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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