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이슈 놓고 사사건건 충돌
문재인 "안철수, 공교육 찬성하며 단설유치원 제한"
안철수 "병설유치원 6천개 늘리자는 것" 반박
안철수, 과학기술분야 송곳질문으로 문재인 공격
문재인 "기초연구 투자 늘려야" 원론적 답변
[ 서정환 기자 ]
대통령 선거전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3일 첫 번째 TV 토론에서 각종 이슈를 놓고 사사건건 충돌했다. 각 당 대선후보가 확정된 뒤 지지율이 급등한 안 후보는 이번주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제기하고 있는 ‘적폐청산’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안 후보는 “저를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비판했는데 그건 국민에 대한 모독 아닌가”라며 “(문 후보의 발언은) 저를 지지하는 국민에게 적폐세력이라고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국민이 무슨 죄가 있나”라며 “지금 국정농단 세력, 적폐세력이 누구냐. 박근혜 정부와 같이한 옛 여권 정당들이 적폐세력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대통령은 지지자의 대통령이냐, 전 국민의 대통령이냐”고 공격했고 문 후보는 “저는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연대 없이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며 “예를 들어보자. 북한이 촛불집회를 우호적으로 보도했다고 하면 촛불집회세력이 북한과 가까운 사이인 거냐”고 날을 세웠다. 문 후보는 “자유한국당 사람들과 극우 논객들의 (안 후보) 지지는 짝사랑이라 치자. 그런데 국민의당에서 함께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맞받았다.
연대 문제를 놓고도 설전이 오갔다. 문 후보는 “집권 후 민주당과 함께 못한다는 것인데 그러면 바른정당, 한국당과 함께하겠다는 것이냐”고 공세를 폈고, 안 후보는 “(문 후보가) 잘못 들은 것이다. (민주당과) 합당하냐고 해서 안 하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국민의당 의석수 부족으로 인한 정책 수행능력을 문제 삼았다. 그는 “당론도 통합이 힘든데 어떻게 39석(실제 40석)밖에 없는 정당이 다른 당과 협치해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가 지난 12일 내놓은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 자제’ 공약도 도마에 올랐다. 문 후보는 “유치원 공교육화에 찬성하면서 단설 유치원 설립을 억제하겠다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아니다. 병설 유치원을 획기적으로 증설하자는 것”이라고 맞섰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병설 유치원 6000개 학급 신설’ 공약에 대해 “장소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고 묻자 안 후보는 “병설이니까 가능하다. 지금 아동 인구가 줄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그렇게 할 적기”라고 말했다.
말 바꾸기 논란도 벌어졌다. 문 후보는 “옛날에 민주당 대표할 때 강령에서 5·18 정신, 6·15 선언 다 삭제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상황 변화가 없는데 입장이 달라졌다”고 지적하자 안 후보는 “그렇지 않다. 실무선에서 논의되는 과정에서 잘못된 발언이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 후보는 “현재 국민의당 강령을 보면 모두 다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적인 식견을 묻는 송곳 질문으로 문 후보를 공격했다. 안 후보는 “다음 정부에서는 과학기술 개혁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중복 과제를 허용할 것인지가 숙제”라며 어느 쪽에 동의하는지를 물었다. 문 후보가 “과학기술이나 4차 산업혁명은 안 후보가 전문가인데 안 후보 견해는 어떤가”라며 즉답을 피하자 안 후보는 “(문 후보) 견해를 묻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문 후보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초연구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비껴갔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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