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포스코·롯데케미칼·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연 영업익 추정치
9조2890억…석달 새 76% 올라
LG화학·SK이노베이션도 관심
화장품·엔터·제약주는 하향 조정
[ 윤정현 기자 ]
‘주가는 실적의 그림자’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주가를 움직이는 건 결국 기업 실적이라는 의미다. 지난 7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이익) 전망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안팎의 불확실성에 코스피지수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믿을 건 실적뿐’이라는 인식이 더 굳건해지는 분위기다.
◆“호실적 종목으로 쏠림 현상 예상”
네이버는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000원(0.26%) 떨어진 76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4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2.03% 빠졌다.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 주가 하락의 빌미가 됐다. 삼성증권은 네이버에 대해 “투자를 늘리는 시기에 접어든 만큼 향후 이익 성장 둔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광고 매출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신기술 확보, 인력 채용 등에 따른 비용이 계속 늘고 있어서다. 영업이익 추정치도 감소하는 추세다. 네이버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 규모는 1조3350억원으로 3개월 전 예상치(1조4320억원)보다 6.8% 줄었다.
배성영 KB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에 접어들면서 종목별 이익 전망 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실적 개선이 뚜렷한 일부 종목으로의 매수세 쏠림 현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올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하드웨어업종이 올해 상장사 실적(영업이익) 개선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예상이다. 이들 네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에 비해 25% 이상, 한 달 전보다는 10% 넘게 상향 조정됐다.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훌쩍 넘는 1분기 영업이익(9조9000억원)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46조7970억원이다. 3개월 전(36조7270억원)보다 10조원 넘게 불었다. 반도체 호황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9조2890억원으로 올라갔다. 3개월 전(5조2640억원)과 비교하면 76.5% 늘어났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달러당 1112원대에서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하고 있다”며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수출 비중이 높은 IT 하드웨어업종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저평가된 업종 대장주 주목
IT와 함께 철강, 화학, 정유, 조선 등 경기민감업종 전반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업종 내에서는 대장주들이 단연 부각됐다. 철강업종에서는 포스코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4조원(3개월 전 대비 17.9% 증가)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화학은 LG화학(16.8%), 정유업종에서는 SK이노베이션(6.4%), 조선주 중에서는 현대중공업(3.2%)의 영업이익 추정치 상향폭이 두드러졌다. 실적 개선 기대에도 불구하고 포스코(0.5배)와 SK이노베이션(0.8배) 현대중공업(0.6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에 못 미친다. 1배 미만의 PBR은 보유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보다 주가가 낮은 수준이라는 의미다.
이에 비해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카지노주 등이 포함된 중국 소비 관련주와 제약·바이오업종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1월만 해도 1조원 이상의 연간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은 전망치가 9530억원으로 12.9% 줄었다. 에스엠(-26.3%) GKL(-6.7%) 삼성바이오로직스(-104.1%) 한미약품(-62.7%) 등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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