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개설한 '카카오키즈'
국내외 유명 콘텐츠 파트너
100여곳과 정식 라이선스 체결…2만종 넘는 교육콘텐츠 서비스
카카오와 연계해 편의성 높여 네이버·유튜브 플랫폼에 도전
[ 이호기 기자 ]
카카오가 유아 콘텐츠 전문 플랫폼인 ‘카카오키즈’를 새롭게 개설하며 기존 강자인 쥬니어네이버와 유튜브키즈에 도전장을 냈다.
카카오가 2015년 4월 어린이 포털인 ‘다음키즈짱’ 서비스를 종료한 지 2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뽀롱뽀롱 뽀로로’처럼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키즈 콘텐츠를 확보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려는 포털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카카오는 오는 17일 유아 콘텐츠 전문 자회사 블루핀이 서비스 중인 키즈 에듀테인먼트 앱(응용프로그램) ‘키즈월드’의 브랜드를 카카오키즈로 변경해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다.
2013년 3월 출시된 키즈월드는 3000만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 교과서 출판 기업 맥그로힐 등 국내외 유명 콘텐츠 파트너 100여곳과 정식 라이선스를 체결했다. 이들이 제공하는 2만여종이 넘는 유아 교육 콘텐츠는 물론 ‘핑크퐁’ ‘콩순이’ ‘로보카폴리’ 등 인기 콘텐츠, 동요 동화 한글 영어 등 다양한 필수 교육 과정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카카오키즈는 블루핀의 콘텐츠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카카오 플랫폼과 연계를 통해 편의성을 높인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페이지 키즈노트 등 기존 플랫폼과 시너지를 모색하고 인공지능(AI) 추천 등 다양한 기술을 결합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카카오키즈의 새로운 로고는 끝없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다양한 생각이 카카오 플랫폼과 만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김정수 블루핀 대표는 “키즈 콘텐츠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통의 문화적 코드에 재미와 교육 요소를 잘 접목시키면 국가 간 장벽을 거뜬히 넘을 수 있는 분야”라며 “카카오의 정보기술(IT) 인프라와 블루핀의 풍부한 콘텐츠 및 콘텐츠 제작 능력을 결합해 글로벌 키즈 플랫폼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투자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을 통해 블루핀의 지분 51%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2009년 설립된 블루핀은 모바일 앱 개발 서비스 회사로 출발했으며 인터랙티브 콘텐츠, 게임형 콘텐츠 등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키즈 출범은 2015년 4월 사용자 감소로 종료시킨 다음키즈짱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관계자는 “당시에도 다음키즈짱을 이용하던 학부모와 아이들이 서비스 종료에 거세게 반발했다”며 “이후 쥬니어네이버와 유튜브키즈로 사용자들이 대거 넘어가면서 해외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키즈 콘텐츠 시장을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유아 콘텐츠 플랫폼인 쥬니어네이버는 1999년 개설 이후 지속적인 콘텐츠 보강으로 국내 1위 어린이 포털 지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경쟁 사이트였던 야후꾸러기와 다음키즈짱이 서비스를 종료한 이후에는 유튜브키즈와 더불어 과점 체제가 형성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쥬니어네이버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네이버 서비스를 접하는 관문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동영상에 특화한 유튜브키즈와 달리 정보 검색,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아 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을 타고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 포털 간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구독자 수는 약 144만명이고 전체 동영상의 조회 수 합계는 13억건이 넘는다. 제작사인 캐리소프트 매출도 2014년 서비스 시작 땐 월 수십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51억원으로 급증했다. 국내 키즈 관련 시장도 성장하는 추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신생아는 2011년 47만명에서 2015년 43만명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국내 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1조2000억원에서 2조4000억원으로 두 배로 증가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나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도 키즈 섹션을 따로 두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네이버 카카오도 이들에 맞서 국내 시장을 방어하고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노력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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