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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희 기자 ] 치과용 영상진단 의료기기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바텍은 인공지능(AI) 개발에 푹 빠져 있다. 지난해 자회사인 이우소프트에 AI 관련 개발을 전담하는 AI랩을 신설하고 최고기술책임자(CTO)를 포함해 10명의 개발자를 전진 배치했다. 1년도 안 돼 AI랩은 눈에 띌 만한 성과를 속속 내놓고 있다. AI랩은 수면 무호흡 환자 기도를 여는 수술에서 기도의 위치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AI 기술을 최근 선보였다.
치과용 엑스레이,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하드웨어 회사인 바텍이 AI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AI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진단 정확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에 영상진단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는 영상을 컴퓨터 등으로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기능만 했다. 점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프트웨어는 의사의 진단을 돕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진단기기 소프트웨어에 AI 등을 적용하면 데이터와 머신러닝(기계학습) 등을 통해 의사의 진단 정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상욱 바텍 대표(사진)는 “의료기기 장비의 기술 못지않게 소프트웨어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얼마나 빠르고 정확한 진단·진료 기반을 제공하느냐가 치과 의료기기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독일 쾰른에서 열린 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IDS)에서도 AI 소프트웨어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치과 의료기기 업체가 AI 소프트웨어를 내놓은 것도 이례적이었다. 이번에 선보인 AI 소프트웨어는 교정이나 임플란트 시술 시뮬레이션을 돕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교정 시술 시뮬레이션을 하려면 수시간에 걸쳐 CT 사진을 잘라내 각각의 치아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후 개별 치아를 없애거나 이동시켜 교정 이후의 변화를 예측했다. 그러나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단시간에 시뮬레이션을 끝낼 수 있다. CT로 찍은 사진을 AI가 인식해 수십초 안에 치아 하나하나의 3차원 이미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바텍은 연내 이 소프트웨어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바텍은 단국대병원과 협업해 치아 사이에 발생하는 충치인 치간우식증을 진단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치간우식증은 초기 치료가 중요하지만 육안으로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바텍은 AI에 수십만장의 치과 영상정보를 학습시켜 정확도를 90%까지 높였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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