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경험 없어 자질 논란
'반이민 정책' 제동으로 타격
군 출신 맥매스터에 밀렸을 수도
"국내 이슈에 집중" 분석도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및 선임고문(사진)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참석자 명단에서 빠졌다고 CNN 등 미 언론들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날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배넌을 NSC에서 빼기로) 결정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는 NSC 기구를 축소하길 원했고 배넌은 (러시아 내통 논란 속에 조기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그 일을 제대로 추진하게 하려고 NSC에 합류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이 NSC 기구 축소를 주도하게 된 만큼 NSC에서 배넌의 역할이 필요 없어졌다는 것이다.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새 NSC 조직도에서도 배넌의 이름은 빠져 있다. 배넌은 지난 1월 말 NSC 장관급회의 상임위원으로 임명됐다. 이후 과거 극우운동 전력, 외교·안보 분야 경험 부족 등으로 자질 시비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배넌을 NSC에서 제외하는 대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합참의장을 NSC 당연직 위원으로 복원시켰다.
미 언론들은 배넌이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을 어설프게 추진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힌 점 등이 인사 배경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북한 핵 대응을 포함한 정책결정 과정에서 맥마스터 보좌관과의 충돌 끝에 밀려났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맥마스터 보좌관의 영입으로 NSC가 정상화된 만큼 배넌을 세제 개편과 트럼프케어(트럼프 대통령이 도입을 추진한 건강보험제도) 재추진 등 국내 이슈에 집중시키기 위한 조치”라며 “권력지형 변화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러시아 스캔들’(트럼프 대선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와 내통한 혐의를 둘러싼 정치적 잡음)을 둘러싸고 트럼프 정부와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가 벌이는 싸움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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