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회복세…올해 변곡점
[ 정지은 기자 ] “사업을 곡물 트레이딩부터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으로 확대하고 다각화해 장차 ‘카길’ 같은 회사로 키우겠습니다.”
추성엽 팬오션 사장(사진)은 5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 식당에서 오찬간담회를 열고 “벌크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곡물 트레이딩 등 다른 신사업을 키워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며 이 같은 전략을 강조했다. 팬오션은 2015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졸업 후 하림그룹에 편입되면서 곡물사업실을 신설했다. 하림의 닭고기사업과 연계해 곡물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김홍국 하림 회장의 판단이다.
추 사장은 회사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세계 최대 곡물기업인 카길을 꼽았다. 카길은 선박 600여척을 운용해 세계 시장에서 곡물 구입, 가공, 유통사업을 벌이고 있다. 연매출은 140조원에 달한다. 추 사장은 “카길은 자체 해운사업을 보유하고 있어 물량에 대한 운송 통제권을 쥐고 있다”며 “카길처럼 해운 역량을 활용해 곡물사업을 키우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 사업인 벌크선 업황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벌크선은 철광석이나 석탄 등 원자재와 곡물을 실어 나르는 선박이다. 벌크선 업황은 지난해 상반기 역대 최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가 최근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추세다. 그는 “지난해는 해운업계 전반이 워낙 어려웠지만 이제는 반등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올해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벌크선사업 전략에 대해선 “아직 해운 인프라가 부족한 베트남, 러시아, 브라질 등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벌크선 운임을 대표하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올해 평균 1000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BDI는 지난해 2월 역대 최저 수준인 290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다. BDI가 높을수록 벌크선 운임도 올라가기 때문에 선사에는 유리하다. BDI는 지난 4일 1255를 기록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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