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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출마 선언한 김종인…'통합정부론' 힘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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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5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통합정부'를 고리로 한 비문(비문재인) 단일화 구상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정부로 위기를 돌파하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전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김 전 대표의 이런 행보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현재의 대선구도를 흔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후보의 독주를 막으면서 나머지 주자들을 결집해 판을 새롭게 짜겠다는 포석을고 읽힌다.

김 전 대표는 그동안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여소야대' 의회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권력분점을 통한 협치를 주도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산적한 국가 개혁과제를 풀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문 후보를 위시한 친문(친 문재인)은 협치가 아니라 권력을 독점하는 '독자정부'를 고집하고 있어 이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고 김 전 대표는 보고 있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통합·조정자로서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 정당의 추천 없이 출마해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한다"면서 "여러 정파와 인물을 아우르는 최고의 조정자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으로는 문 후보와 틀어진 관계가 김 전 대표의 '결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월 김 전 대표는 문 후보의 '삼고초려'로 민주당의 비대위 대표로 '구원등판' 했지만, 문 후보와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특히 총선 승리 이후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심 합의 추대를 기대한 김 전 대표와 이에 반대하는 문 후보가 대립하면서 두 사람 관계는 한없이 소원해졌다.

그 뒤 '불안한 동거'를 이어오던 김 전 대표는 결국 문 후보와는 같은 당에 있을 수 없다며 비례대표 의원직을 던지고 탈당했다.

김 전 대표는 출마선언에서도 문 후보가 '3(쓰리)D 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라고 언급한 대목을 지적, "위기에 처한 국가는 아무나 경영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대선주자로 나선 김 전 대표는 우선 통합정부 구성을 목표로 한 '통합연대' 플랫폼을 만들 것으로 관측된다.

소속 정당이 없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등과 뜻을 모은 뒤 '자강론'에 무게를 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 등과의 합류를 견인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김 전 대표가 '킹'이 아닌 '킹 메이커'로 역할을 선회, '순교의 길'을 택할 수도 있다.

일단 대선주자로서 나서야 협상의 주도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대선출마의 계기라는 분석도 있다.

김 전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직접 나서 있으면 대선주자들이 김 전 대표를 껴안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생길 것"이라면서 "결국 종착역은 대선주자 중 지지율이 가장 높은 안철수 후보의 킹 메이커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출마와 비문연대 구상이 전체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 중심의 세력화가 이뤄지면 전체 대선이 '문재인 대 비문재인'으로 재편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문 후보가 민주당의 주자로 결정되면서 당내 원심력이 강해질 수 있다. 실제 비문인 이언주 의원은 6일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해 안 후보를 지원사격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런 움직임이 결국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당장 안 후보의 경우 국민의당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선출된 데다 김 전 대표의 지지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인을 반대하기 위한 '비문연대'의 이합집산이 호응을 얻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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