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개막을 하루 앞두고 선수들의 수당 문제로 시끄럽다.
발단은 프로야구선수협회가 메리트(승리수당)제도 부활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다. 지난해 폐지된 메리트가 부활하지 않을 경우 구단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선수협은 즉각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선수들의 경기 외적인 활동에 대해 복지 차원에서 수당을 검토해 달라는 것이지 메리트 부활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수협의 반론이 불에 기름을 부었다. 메리트나 복지수당이나 같은 말이란 지적이다. 특히 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오르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연봉 외 수당을 요구하는 있는 점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선 ‘귀족노조다운 발상’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지난 29일 만난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는 “검토를 해보자고 제안한 상황인데 일방적으로 요구한 것처럼 알려졌다”고 말했다.
-선수협의 요구를 복지수당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그렇다.”
-메리트에서 이름만 바꾼 것 아닌가.
“메리트완 다르다. 메리트는 경기를 승리했을 때 받는 승리수당이다. 복지수당은 경기 외적인 활동, 행사등에 참석하는 것에 대한 수당이다. 두 가지가 같은 것이라면 지난해 메리트제도가 없어졌을 때 격렬히 저항했을 것이다.”
-경기 외적인 활동이라는 것은 팬사인회나 팬페스트 정도일 텐데 팬을 위한 행사에 보수를 요구할 수 있나.
“팬들과 밀착하지 않거나 보여주기식 행사도 많다. 구단이 속한 그룹 관련 행사에 불려다니거나 공개된 사인회가 아니라 라커룸에 종이를 잔뜩 쌓아놓고 사인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분을 말하는 것이다.”
-복지수당은 정확히 얼마나 어떻게 책정되는 것인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내놔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의사를 전달한 뒤 구단에서 어느 정도 검토를 마치면 협의를 진행할 생각이었는데 논란이 됐다. 마치 수당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구단 예산 범위 안에서 고려해 달라는 것이다.”
-여론이 좋지 않은 건 고액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에게 다시 별도의 복지수당을 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선수들이 보다 좋은 조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메이저리그 노조도 마찬가지다. 올해 프로야구 평균연봉은 1억3000만원이다. 하지만 연봉 상위에 속한 선수들이 평균치를 끌어올렸다. kt 위즈는 7300만원이다. 1군에 있다고 모두 억대 연봉을 받는 게 아닌데 고액연봉자들이 돈을 더 달라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의 몸값이 경쟁적으로 오른 문제 또한 과연 선수들이 책임져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렇다면 일정 연봉 이하의 선수들에게만 복지수당이 지급되는 게 맞지 않나.
“그렇게까지 구체적인 안을 마련했던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복지수당을 제안하는 과정이었다. 그런 부분들도 얘기하고 있다.”
-복지수당을 공감하는 구단도 있나.
“긍정적인 검토를 하는 곳도 있다. 일부 단장은 메리트가 아니라면 선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협의는 언제 마무리 되나.
“이번 주까지 얘기해 보기로 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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