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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 먼저다" 대학 총학생회장 인기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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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아라 기자 ] 대학 총학생회장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취업난으로 학생회 활동 전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탓이라는 평가다. 학생운동이 침체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취업에 도움이 되는 대학 동아리에는 학생들이 몰려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30일 전국 각 대학에 따르면 상당수 대학 총학생회장이 공석이다. 대부분 후보자가 없거나 자격조건 미달 등으로 지난해 총학생회장 선거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이탁규 씨는 구설수에 휘말려 이달 초 물러났다. 지난 2015년 신입생환영회와 2014년 학교의 축제 장터에서 여학생 외모를 깎아내린 발언이 알려져 논란을 빚은 끝에 자진 사퇴했다. 부총학생회장이 대행을 맡았다.

연세대는 작년 총학생회 선거를 아예 치르지 못했다. 후보자가 한 명도 등록하지 않았다. 후보자가 전무해 선거가 무산된 것은 이 대학 총학생회가 처음 생긴 이래 55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달 재선거에는 단일 후보가 등록해 이날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아예 총학생회를 꾸리지 못한 대학들도 있다. 서강대는 지난해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단일 후보가 서류 미비로 등록 무효 처리됐다. 올 3월 재선거를 실시했지만 이번엔 후보자가 한 명도 없었다. 숙명여대는 작년 총학생회 선거 출마자가 한 명도 없었다. 올 3월 재선거에 단일 후보가 나왔지만 추천인 서명 수가 모자라 자격요건을 채우지 못한 탓에 다시 무산됐다.

한국외대와 서울여대는 지난해 말 총학생회 선거와 올해 3월 재선거에서 모두 후보자를 내지 못했다.

이들 대학은 비상대책위원회가 학생회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개 비대위원장은 총학생회 집행부와 각 단과대학 학생회장, 동아리연합회장 등으로 구성된 대학 중앙운영위원회에서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일종의 간접선거다.

이처럼 대학 총학생회가 와해되는 요인으로 '취업 문제'가 꼽힌다. 한국외대 비대위 관계자는 "학생회장을 맡으면 학업이나 취업 준비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대학생들이 모든 학내 활동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아니다. 자치기구인 학생회 활동은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등 취업에 도움이 되는 취·창업 관련 동아리나 프레젠테이션 학회, 경영 관련 동아리 등에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학생들의 연합 프레젠테이션 학회인 '인사이트그래피' 회장인 고려대생 박주현 씨는 "학회에서 발표 능력과 프레젠테이션 작성 요령 등을 익힐 수 있어 학생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고학번뿐 아니라 신입생들도 많이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 창업 동아리 수도 늘어나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업 전반의 실무를 미리 경험해 취업에도 도움 될 것이란 생각에서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대학의 창업 동아리는 2012년 1222개에서 2015년 4070개로 3년 새 233.1% 급증했다.

취업난으로 대학 입학 때부터 공무원시험이나 고시 준비에 나서는 경우도 많아졌다. 인사혁신처의 2016년 5급 공채 행정직 최종 합격자 통계를 보면 대졸 전후 연령대인 24~27세 합격자가 전체의 57.9%를 차지했다. 5년 전(46.5%)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대학생들이 학교 생활보다는 취업을 위한 각종 시험 준비에 몰두한다고 유추할 수 있는 수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생들의 취업 부담이 커지다 보니 과거에 비해 학생들이 학생 자치기구에 참여하기를 꺼리고 있다. '제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학생회 활동보다는 자신의 앞길을 준비하는 것을 더 우선시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학생운동 침체 등의 요인으로 과거와 같이 학생회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학생들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교수는 "대의기구로서 학생회가 제대로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학생들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화여대의 경우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의 딸 정유라의 입시부정 여파로 작년 총학생회 선거에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투표율인 59.6%를 기록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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