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부르는 랜드마크
[ 정인설 기자 ]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초고층 빌딩에서 빠지지 않는 게 글로벌 명품 브랜드다. 집객 효과가 큰 랜드마크 건물이 아시아 주요 도시에 속속 들어서면서 명품업체도 몰리고 있다. 이들은 독특한 형태의 매장을 열며 관광객을 ‘건물’로 끌어들이고 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의 ‘루이비통 아일랜드 메종’(사진)이 대표적이다. 매장 전체가 거대한 인공섬 위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바다를 항해하는 배를 닮았다는 평가가 많다. 모세 사피도라는 건축가와 피터 마리노라는 디자이너가 힘을 합쳐 만들었다. 이곳엔 루이비통의 최초 가방을 비롯해 작은 액세서리까지 루이비통 전 제품을 볼 수 있다. 회사 역사를 알 수 있는 박물관도 있다. 이 때문에 ‘명품의 성지’처럼 인식되고 있다.
쇼핑 외에 각종 연회를 열고 휴식을 즐길 수 있게 구성했다. 테라스에선 바로 요트를 타고 나갈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클 아바일 루이비통아일랜드메종 수석매니저는 “데이비드 베컴 같은 유명 인사가 자주 이곳을 찾아 루이비통에 관한 이색적인 경험을 하고 간다”며 “단지 가방과 옷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예술과 문화를 판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개장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도 해외 명품 브랜드가 속속 입점하고 있다. 이미 에르메스와 루이비통이 문을 열었고 오는 4월 샤넬도 입점한다. 6월 국내 최대 규모(1만7334㎡)로 매장을 넓힌 뒤 해외 명품 브랜드를 30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일본 도쿄 중심가인 긴자역 주변에선 세계 최대 명품그룹인 LVMH가 새로운 실험을 한다. 70여개에 달하는 LVMH의 모든 브랜드가 한 건물에 입점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론 루이비통이나 펜디, 불가리 등 브랜드별로 점포를 내지 한자리에서 판매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시도는 늘어나는 도쿄 관광객을 겨냥해서다.
LVMH는 명품 브랜드의 대표적 입지 중 하나인 대로변 대신 이면도로변에 있는 ‘긴자 식스’라는 복합빌딩에 입점한다. 주변에 있는 랜드마크 건물인 미쓰코시백화점과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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