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일본취업설명회' 성황
[ 공태윤 기자 ]
400석 규모의 강당이 순식간에 꽉 찼다. 지난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E홀에서 열린 ‘일본 취업 성공전략 설명회’에는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이 줄을 이었다. 20대 젊은 구직자뿐 아니라 30~40대 경력자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오후 2시부터 네 시간 동안 열렸지만 참석자 대부분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한국무역협회 K무브(해외취업)센터가 일본 채용전문기업 마이나비의 한국 현지법인인 마이나비코리아와 공동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연 행사다. 지난해엔 무협의 일본 취업 지원 사업 ‘커리어인재팬(Career in Japan)’을 통해 25개 일본 기업에 63명이 최종 입사했다. 올해도 일본 취업 성공전략 설명회에 이어 오는 5월 150명을 선발해 일본 취업 맞춤형 교육을 하고, 6월 말엔 일본 기업 50개사를 초청해 현장 면접을 주선할 예정이다.
일본 대기업들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채용을 시작한다. 3월1일 일제히 채용공고를 올리고 6월1일부터는 필기시험과 면접을 치른다. 10월1일엔 합격자 내정식을 한 뒤 이듬해 4월1일엔 입사식을 치르는 방식으로 대졸 채용이 이뤄진다. 김보경 마이나비코리아 부사장은 “일본은 매뉴얼의 나라”라며 “전공에 상관없이 지원자의 잠재력을 보고 뽑는 것이 일본 기업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취업한 외국은 일본으로 조사됐다. 산업인력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679명이던 해외 취업자 수는 지난해 4811명으로 이 가운데 일본이 2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창민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아베노믹스로 활기를 띤 일본이 저출산과 초고령화로 오히려 인력난에 직면했다”며 “취업난이 한국인에게는 기회”라고 말했다. 산인공은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위해 ‘월드잡플러스’에서 수시로 채용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33명의 일본 취업을 위한 멘토단을 운영해 구직자의 궁금증 해결을 돕고 있다. 오는 5월11~12일 이틀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선 글로벌 취업 상담회도 열 예정이다.
일본 기업은 신입사원을 ‘종합직 일괄채용’으로 뽑는다. 한국 기업들의 직무 중심 채용과 달리 지원자의 전공·지원 직무를 생각하지 않고 채용하는 게 특징이다. 김 부사장은 “취업 경험이 없는 4년제 대학 졸업 예정자를 정사원으로 뽑는다”며 “당연히 지원자의 대학, 전공, 인턴 경력보다는 성장 잠재력이 중시된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의 채용절차는 한국 기업과 비슷하다. 서류전형→인·적성검사→면접 등이다. 자필 이력서를 요구하던 많은 기업이 온라인 지원으로 바꾸는 추세다.
일본 기업에 취업하려는 한국 대학생이라면 엔트리시트(entry-sheet)라 불리는 ‘공통 자소서’ 작성부터 해야 한다. 공통 자소서는 필수 항목과 각 기업의 지원동기로 나뉜다. 필수 항목은 △본인의 성격 △대학 전공 △학업 이외 활동 △기타 자기PR로 구성되며 각 기업의 지원동기엔 자기PR 동영상을 첨부해야 한다. 항목당 400자 이내다.
일본 기업들이 외국인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일본어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전공지식이나 자격증은 요구하지 않는다. 김 부사장은 “일본어 능력 검증시험 점수보다 공통 자소서와 자기PR을 통해 자신의 일본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의 뛰어난 영어 능력은 분명 우대받을 수 있지만 일본어 능력이 안 되면 직장에서도 기회가 박탈될 수 있기에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태윤 기자/이시은 JOB 인턴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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