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이동 작업만 남아
바지선 연결한 와이어 제거
반잠수선에 고정한 뒤 이동
내달 4~5일 목포신항 도착할 듯
[ 오형주 기자 ]
세월호 인양이 마침내 반잠수선 안착이라는 ‘9부 능선’에 다다랐다. 최대 난관이었던 왼쪽 선미 램프(자동차가 드나들 수 있는 다리형 구조물)를 성공적으로 제거, 반잠수선에 실어 육지로 이동시키는 일만 남았다. 물살이 거세지기 시작하는 24일 밤 12시 전 ‘골든타임’ 동안 세월호를 반잠수선으로 거치하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졌다.
◆반잠수선 안착 성공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는 이날 오후 10시 반잠수선 갑판 데크(받침대) 정중앙에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5척의 예인선과 2척의 재킹바지선에 이끌려 사고해역에서 남동쪽 3㎞ 떨어진 안전지대에 대기 중인 반잠수선으로 향한 지 5시간 만의 일이다.
반잠수선은 선미에 있는 부력체를 활용해 수면 아래 13m까지 잠수가 가능하다. 세월호가 바닷속 13m 아래에 있는 반잠수선 데크 위로 올라오면 잠수해 있던 반잠수선이 위로 떠오르면서 세월호를 물 위로 완전 부상시키게 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세월호와 재킹바지선을 연결한 줄 등을 제거하고 반잠수선에 단단히 고정한 뒤 107㎞ 떨어진 목포신항으로 출발할 수 있다.
세월호를 반잠수선으로 옮기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해수부와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는 이날 오전 6시45분 세월호 왼쪽 선미 램프를 밤샘 수중 작업 끝에 선체에서 떼어냈다. 길이 10m에 이르는 이 램프는 세월호를 수면 위 8.5m까지 들어 올린 전날 오후 6시께 뒤늦게 발견됐다. 램프는 잠금장치가 파손돼 선체로부터 밑으로 축 늘어져 있어 그 상태론 세월호를 반잠수선에 싣는 것이 불가능했다.
◆시간과의 사투
가까스로 램프 절단에 성공하면서 세월호는 이날 오전 11시 13m까지 떠올랐다. 선체를 반잠수선에 무사히 안착시키는 과제가 주어졌다. 세월호가 실리는 반잠수선의 데크 길이는 160m 정도다. 세월호 선체 길이가 145m인 점을 고려하면 여유 공간이 15m에 불과했다. 물속에 잠긴 세월호 선체와 데크의 수직 간격 유지도 쉽지 않았다. 세월호 선체(리프팅빔 포함)와 반잠수선 데크 사이 간격은 고작 1m 정도다. 세월호 선체의 반잠수선 안착에 그만큼 정교한 작업이 요구된 이유다.
날씨와 바다 상태도 변수였다. 이번 인양 작업을 가능케 한 소조기(밀물과 썰물의 수위 차이가 작아 물살이 느린 시기)는 24일 밤 12시를 전후로 끝나고 25일부터는 점차 물살이 세지고 파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 세월호 선체가 심하게 흔들릴 수 있어 반잠수선 안착이 사실상 어려울 수 있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일단 소조기가 끝나기 전 무조건 반잠수선에 세월호를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선체조사위 곧 출범
반잠수선에 실린 세월호는 목포신항으로 옮겨진다. 해수부는 인양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늦어도 다음달 4~5일께 목포신항 육상부두 거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하면 지난 21일 시행된 ‘세월호 선체조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선체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한다.
인양 완료 후 미수습자 수색을 어떤 방법으로 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해수부는 객실 부분 절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옆으로 누운 채 인양된 세월호의 원활한 수색을 위해선 객실 부분만 분리해 바로 세우는 ‘객실 직립’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세월호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은 선체 훼손을 우려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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