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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억달러 금광발견 실화…스릴 넘치는 인생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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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매코너헤이 주연 '골드'


[ 유재혁 기자 ] “탐광자(探鑛者)란 뭘까요? (금이) 바로 거기 있다는 걸 진정으로 믿는 사람이죠. 모두들 돌아가 버리고 혼자 남게 된 뒤에도 거기에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 게 바로 탐광자입니다.”

케니(매슈 매코너헤이 분)는 170억달러 규모의 금광을 발견해 올해의 탐광자상을 받는 시상식장에서 연설한다. 믿음과 신뢰로 성공했다고 그는 강조한다. 하지만 동업자이자 지질학자인 마이크(에드거 라미레스 분)는 시상식장을 홀연히 떠난 뒤 주식을 팔아치우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 케니는 마이크의 배신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케니 자신이 전 재산을 털어준 뒤 인도네시아 정글에서 말라리아에 걸려 생사를 헤맬 때 마이크가 곁을 지켜주지 않았던가? 얼마든지 달아날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지난 22일 개봉한 스티븐 개건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골드’(사진)는 1993년 미국 광산개발회사 브리-X사가 사상 최대 규모 금광을 발견하면서 벌어진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사업가가 ‘한탕’하는 범죄 드라마지만 구성원 간 배신의 드라마가 아니라 믿음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그려낸다.

영화는 인생 역전을 꿈꾸는 케니와 주변 인물 간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거듭 보여준다. 마이크는 ‘사기 스캔들’을 일으키기 전까지 케니를 한 번도 배신한 적이 없다. 회사 직원들도 고행의 동지들이다. 케니 아내도 마찬가지다. 케니가 소박한 금반지를 선물하자 아내는 단박에 “사랑해”라며 청혼을 받아들일 정도로 순수한 여인이다. 성공한 케니가 당신에게는 비전이 없다고 비난하자 그녀는 짐을 싸들고 떠나지만 옆자리는 비워둔다.

모든 등장인물이 신뢰를 지키는데 어쩌다 금광 사기가 일어났을까? 영화는 마지막까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케니는 금광회사 주가처럼 실패와 성공의 쌍곡선을 여러 차례 넘나든다. 영화는 인간 욕망의 허점을 상기시킨다. 조금만 자세히 검증했더라면 금광이 가짜였음을 얼마든지 발견했을 것이지만, 케니뿐 아니라 현장을 답사한 월가의 냉철한 투자자들조차 속고 만다. 황금은 언제나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한다.

반면 사업가들이 난관을 헤쳐가는 방법은 무릎을 치게 한다. 영화는 사업에 진정 무엇이 중요한지 되새겨보게 한다. 케니 역 매슈 매코너헤이의 연기가 압권이다. 체중을 21㎏이나 불려 배불뚝이에 대머리로 변신해 황금에 인생을 건 욕망의 주인공을 잘 연기했다. 인생 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음미해볼 만한 작품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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