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손실 뒤늦게 재무제표에 반영
[ 이유정 기자 ] 금융감독원이 재무제표 정정을 통해 1300억원가량의 손실을 뒤늦게 반영한 한진중공업을 회계감리하기로 결정했다.
21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한진중공업의 2014년, 2015년 재무제표 감리에 들어간다. 회사 측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당기순손실을 과소계상하고 순자산은 과대계상했는지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외부감사인이 적절하고 충분한 검토를 거쳐 ‘적정’ 의견을 줬는지도 감리 대상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8월 2016년도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면서 2015년과 2014년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이에 따라 2015년 영업손실은 당초 792억원에서 2200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은 2600억원에서 390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순자산은 당초 밝힌 금액보다 1900억원 줄어들었다. 자회사인 필리핀 수비크조선소에 지원된 선수금환급보증(RG) 등의 회수 가능성을 낮추고, 영도조선소의 총예정원가를 수정하면서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
회계법인이 달라지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바꾼 데 따른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실회계 논란 이후 수주산업의 회계처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정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이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한진중공업의 외부감사는 2014년과 2015년에는 삼일회계법인이, 지난해부터는 안진회계법인이 하고 있다.
감리 결과에 따라선 감사 과정에서 회계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회계법인도 제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진중공업은 징계를 받더라도 자진 정정한 점이 반영돼 두 단계가량 제재 수준이 감경된다. 삼일은 당시 주어진 상황에 맞춰 적절한 감사를 수행했다며 외부 감사보고서를 수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경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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