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휴대폰·가전업종 직격탄
[ 박진우 기자 ] 미국 정부가 국경조정세를 도입하면 한국 기업은 이중 부담을 질 수 있다.
우선 한국의 대(對)미국 수출 의존도가 약 12%에 달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출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에서 중간재인 부품과 소재를 수입, 가공조립해서 미국에 다시 수출하는 중국도 대미 수출이 줄면 한국은 간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KOTRA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에 20% 세율로 국경조정세가 도입되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의 소비재 가격이 평균 2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경조정세만큼 수출 가격이 높아지고 이를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지만 미국 내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직접 타격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은 자동차, 휴대폰, 가전, 생활용품 등으로 꼽힌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바움앤드어소시에이츠는 한국산 자동차를 포함해 미국에 수출되는 자동차 가격은 평균 약 8% 인상되고, 판매량은 약 200만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국에 수출하는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평균 세 부담이 18억6600만달러(약 2조11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95만대를 미국에서 판매하는 현대·기아자동차는 36억달러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저(低)마진 상품인 생활용품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국경조정세 부과 시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연간 460억달러(중국 대미 상품 수출액의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중국의 수출이 10% 줄 경우 한국 대중 전체 수출액도 0.36% 감소한다고 추산했다. 이 중 0.25%는 대중 중간재 수출 감소에서, 0.11%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에서 비롯될 것으로 관측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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