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구 < 법원도서관장 fb.me/KANGMK777 >
현대인은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도 온전하게 살아갈 수 없다. 모든 것이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구호로 집중되고 있다. 사법부는 일찍이 ‘사법 정보화’에 집중해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확충했다. 특히 등기 전산화, 재판 사무 시스템과 법률 데이터베이스(DB)는 세계 최상위가 됐다.
앱(응용프로그램) 장터에서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 ‘법원도서관’ 앱을 설치하면 각종 재판, 법률, 판례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정보기술(IT)은 재판의 질과 속도를 현저하게 향상시켰다. 이는 ‘국민과 함께하는 법정’을 여는 데 일조했다.
필자는 부산지방법원의 목표를 ‘스마트 법원’으로 설정하고 직원들의 도움을 구했다. 먼저 업무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을 활용했다. 엑셀 동기화 방식을 이용해 구성원 전화번호를 스마트폰에 등록한 뒤 카카오톡 친구로 만들었다. 다양한 ‘단톡방’을 개설해 자율적 의사 교환과 정보 공유가 이뤄지게 했다. 단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업무 방해를 방지하기 위해 몇 가지 약속을 했다. ‘무음 무진동 설정’ ‘각자 편할 때 보기’ ‘즉문즉답 기대하지 말기’ ‘법원장은 근무시간에만 사용하기’다. 대부분 사법행정을 이 방식으로 처리했다. 물론 보안사항, 대면보고가 필요한 사항, 회의가 필요한 사항은 제외했다.
그 결과 업무별 추진 상황이 공유됐다. 구성원 모두가 협업함으로써 사법 행정 속도가 빨라졌다. 대면 보고, 회의 횟수도 최대한 줄이고 업무 추진도 디지털 방식으로 자동 기록됐다. 법원장 일정도 캘린더 앱을 통해 투명하게 공유했다.
법정에선 슬라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복잡한 사건을 시각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장려했다. 전자 법정 장비를 활용해 현장 영상을 재연, 사건 현장을 법정 변론에서 사실감 있게 구현했다. 말로 서면을 작성하게 도와주는 음성인식 기능이나 글을 말로 바꿔 주는 앱(Talk TTS)도 효율을 극대화시켰다. 매주 ‘부산법원통신’ 이메일로 구성원과 정보를 공유했고, 시민참여단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또 2년 연속 IT 집중 교양강좌를 개설해 혁신 마인드를 구성원 모두와 공유했다.
스마트 법원이 제 기능을 다하려면 구성원의 협조와 시스템 체계화가 필수다. 구성원과의 소통이 핵심 역할을 한다. 필자는 2003년에 발간한 ‘함께하는 법정’에서 사법정보화를 통한 스마트 법원이 종국적으로 ‘열린 법원’을 만든다고 강조했고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법원의 정보화 및 구성원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정확, 공정, 신속한 재판을 추구하는 것이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법정’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확신한다.
강민구 < 법원도서관장 fb.me/KANGMK7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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