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구인난이 점입가경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이 1.43을 기록했다. 25세 이상 구직자 1인당 일자리가 1.43개라는 얘기다. 거품경제 막바지인 1990년대 초 이래 25년 만에 최고치다. 2009년 구인배율이 0.4까지 떨어진 데 비해 격세지감이다. 수도 도쿄에서는 1인당 일자리가 2개꼴이라고 한다. 구직자들이 골라 갈 정도다. 이 때문에 일본의 채용 박람회장에선 금융 등 인기 대기업 일자리 1개를 놓고 7명이 경쟁하는가 하면 중소기업은 1명을 채용하려고 7개사가 다투는 진풍경까지 벌어진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한국이 ‘일자리 절벽’인 것과 반대로 일본에서는 벌써 몇 해째 인력 부족으로 비명이다. 물론 청년인력 부족, 생산인구 감소에도 원인이 있지만 일본 기업이 ‘잃어버린 20년’을 겪고도 여전히 건재하다는 방증이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한국에서도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심지어 한국 주요 대학의 게시판마다 일본 기업들의 채용공고가 즐비할 정도다. 일본의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5.2%로 거의 완전고용 수준에 이르렀다. 반면 한국은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12.3%, 체감실업률은 24.1%로 사상 최고치다.
무엇이 양국 간 이런 차이를 가져왔을까.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본이 새삼 일깨워준다. 일본 아베 정부는 노동시장 개혁으로 고용을 한층 유연화하며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에 비해 한국의 노동개혁은 한발짝도 못 나갔고, 정치권은 기업 때리기에 혈안이며, 기득권 노조는 고용세습에다 채용장사까지 벌였다. 소위 대선주자들은 고작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든다거나 국민 안식년제 도입 같은 사탕발림뿐이다. 진정 청년 일자리를 걱정한다면 기업활성화 공약부터 내놔야 하지 않겠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