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스동서
진공상태서 과일·채소 갈아
영양소 보존·목넘김 좋아
[ 안재광 기자 ] 방수비데로 비데시장 판도를 바꿔 놓은 권지혜 아이에스동서 전무(사진)가 소형 주방가전 분야에 뛰어들었다. 권 전무는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의 장녀로 2세 기업인이다.
아이에스동서는 16일 서울 청담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누스 진공 블렌더 V38’을 선보였다. 진공 상태에서 과일 채소 등 재료를 강력한 힘으로 빠르게 갈아 ‘깨끗한 스무디’를 만들어 내는 게 특징인 제품이다. 검정, 은색 위주의 색상에서 벗어나 흰색으로 고급스럽게 디자인했다.
권 전무가 블렌더 신제품에 가장 공을 들인 것은 ‘기능 차별화’다. 기존 블렌더로 스무디를 만들면 색이 금방 변하고 섬유질과 물의 층이 분리되며 거품도 많이 발생한다. 재료가 분쇄되면서 공기와 맞닿는 면적이 넓어지고 산화 작용이 빠르게 일어나서다.
아이에스동서 블렌더는 강력한 진공 상태를 만들어 내 이 같은 현상을 최소화했다. 용기 뚜껑을 닫고 진공 버튼을 누르면 블렌더가 공기를 빼준다. “블렌더 용기 속 압력을 기존 1바(bar:압력을 나타내는 단위)에서 0.6바까지 낮춰준다”고 박종철 연구개발담당 상무는 설명했다.
칼날도 기존 블렌더와 다르게 만들었다. 대칭 형태의 기존 칼날과 달리 비대칭으로 4개 칼날 각도를 모두 다르게 했다. 재료가 칼날과 닿지 않는 사각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3.8마력에 분당 3만번을 회전(3만rpm)하는 강력한 모터도 달았다. 그러면서도 소음 발생을 크게 낮췄다. 권 전무는 “개발 기간 동안 하루에 1데시벨(db)씩 낮추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블렌더는 권 전무의 두 번째 가전제품 도전이다. 첫 번째는 비데였다. 그는 2010년 아이에스동서가 인수한 삼홍테크 대표를 맡아 비데시장의 혁신을 주도했다. 물청소가 가능한 방수비데를 2014년 처음 내놨다. 방수비데를 내세워 국내 비데업체 중 가장 많이 수출했다. 이듬해인 2015년엔 자석을 달아 손쉽게 변기에 붙일 수 있는 비데도 선보였다. 작년 4월 삼홍테크가 아이에스동서에 흡수합병된 이후에도 ‘혁신 가전’ 개발에 몰두했다.
권 전무는 “국내 블렌더시장의 약 80%를 점유한 해피콜을 넘어서는 게 목표”라며 “일본, 미국 등 해외 수출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능 면에서 차별화가 분명한 생활가전 제품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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