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철 증거 못찾아 추방
북한 "김정남 사인은 심장마비"
[ 이정선 기자 ] 김정남 암살사건 수사 과정에서 북한과 갈등을 빚고 있는 말레이시아가 북한과 맺은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하는 초강수를 내놨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신병을 확보한 유일한 북한 국적 용의자 이정철(47·사진)을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 후 추방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국영 베르나마통신은 2일 아맛 자히드 하미디 부총리 발언을 인용해 북한과의 비자면제협정을 오는 6일자로 파기한다고 보도했다. 아맛 자히드 하미디 부총리는 “국가 안보를 위해 북한과의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인이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양국 간 비자협정은 2009년 체결됐다. 말레이시아 광산 등에는 현재 1000여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협정 파기는 말레이시아 내 북한의 외화벌이 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모하멧 아판디 말레이시아 검찰총장은 “(김정남) 암살사건에서 이정철의 역할을 확인할 충분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며 “유효한 여행서류를 갖고 있지 않은 그를 석방한 뒤 추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이동일 전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김정남의) 사인을 (신경작용제인 VX가 아니라) 심장마비로 볼 근거가 있다”며 시신 인도를 요구했다. 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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