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올림픽' MWC 기조연설
"5G는 4차 산업혁명 대동맥…완전히 새로운 시장 열 것"
[ 이정호 기자 ] 황창규 KT 회장(사진)이 2019년 5세대(5G) 통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황 회장은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5G 너머 새로운 세상(New world beyond 5G)’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이같이 밝혔다.
애초 2020년으로 잡은 5G 상용화 목표를 1년 앞당겼다. KT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5G 통신은 데이터 전송 속도가 20Gbps(초당 기가비트) 이상에 달한다. 4세대(LTE) 통신 최고 속도(500Mbps)보다 40배 이상 빠르다.
황 회장은 “5G는 단순히 네트워크 속도를 향상시키는 수준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열 것”이라며 “5G 기반의 지능형 네트워크는 4차 산업혁명의 대동맥으로 기존 산업과 시장을 완전히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창규 KT 회장(사진)이 5세대(5G) 통신 조기 상용화를 선언한 데는 중국 일본과의 5G 경쟁에서 뒤질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에 맞춰 5G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통신사도 2020년까지 5G 서비스를 위한 통신망 정비에 52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5G 관련 기술 표준 제정을 주도하고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5G 기반의 융합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35년 5G의 생산유발 등 글로벌 경제효과는 지난해 미국 전체 소비 지출과 맞먹는 12조3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황 회장은 5G 기술의 특징과 관련, “이전 통신망과 비교할 수 없는 빠른 속도, 끊김 없는 연결, 초대용량 데이터 전송과 함께 ‘지능화’로 차별화된 네트워크”라고 했다. 예를 들어 기존 위치확인(GPS) 정보는 야외에서 오차 범위가 10~30피트(3~9m)지만 실내에선 100피트(30m)에 달한다며 지진 등 재난 상황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5G와 연동된 KT의 ‘기가 3차원 위치탐지기’ 기술을 적용하면 실내에서도 오차 범위 1피트(30㎝)에서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G 시대에는 네트워크와 만물인터넷(IoE·Internet of Everything), 빅데이터, AI 등이 상호 결합하는 ‘지능형 네트워크’ 세상이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황 회장은 “5G는 세상의 모든 사물과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빅데이터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 빅데이터는 환경, 질병 등 인류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이번 MWC에서 이동전화 로밍 데이터를 활용, 감염병 오염지역 방문자를 확인해 검역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게이트’ 솔루션을 공개했다.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입국자가 휴대폰을 가지고 게이트를 통과하면 감염병 오염지역에서 통화 또는 데이터 접속을 한 이력을 확인해 검역 담당자에게 알려주는 기술이다.
바르셀로나=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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