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문수 이인제 유승민 손학규 등
YS-이회창 시절 입문한 정치인들 대선 주자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 대선은 ‘YS(김영삼 전 대통령)키즈’간 대결구도가 되고 있다. YS가 현역 시절 영입한 정치인들이 대선주자로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YS가 영입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키운 ‘이회창 키즈’도 가세한 형국이다.
한국당 소속으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 이인제 전 의원, 김태호 전 의원, 안상수 의원 등이 YS시절 정치권에 입문했다. 바른정당은 김무성 전 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가 대표적 ‘YS키즈’다.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와 국민의당에 합류해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YS가 키운 정치인이다.
YS가 이들을 영입한 배경엔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전략이 깔려있었다. YS가 이끌던 민자당은 1995년 6월에 실시된 제1회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광역단체장 15곳 중 5곳, 전국 기초단체장 230곳 중 69곳을 건지는데 그쳤다.
야당인 민주당이 서울과 호남을 석권했고, 자민련이 대선과 충청, 강원을 휩쓸다시피 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등으로 민심은 흉흉했다. 1992년 대선에 패배해 영국으로 갔던 김대중(DJ)전 대통령은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해 부활을 예고했다. 민자당에 1996년 예정된 15대 국회의원 총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결국 YS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뿐만 아니라 홍 지사와 김 전 지사, 이 대표 등을 끌어들여 세확장에 나섰다. 앞서 1993년 보궐선거 땐 손 전 대표를 영입했다.
이인제 전 의원은 1988년 13대 총선 때 YS의 발탁으로 통일민주당 공천을 받아 경기 안양갑에 출마해 당성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이 전 의원은 YS의 대통령 재임시절 노동부 장관, 경기지사를 지냈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YS는 ‘깜짝 놀랄만한 인물’이란 말로 이 전 의원을 일순간에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로 부상시키기도 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일찌감치 YS의 민주계에 들어와 YS와 정치행로를 함께했다.
15대 총선을 앞두고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했던 홍 지사에 대한 여야의 영입경쟁도 치열했다. 홍 지사의 회고록 ‘변방’에 따르면 DJ가 이끌던 새정치국민회의의 러브콜이 먼저 있었다. 그러나 홍 지사는 DJ의 정계은퇴 번복을 이유로 거절했다. YS측에서 ‘문민정부의 검사가 야당에 갈 수 있느냐’는 설득에 당시 민자당 입당을 약속했다. 이후 노무현 등 꼬마민주당 스타 정치인들이 집으로 찾아와 설득해 마음이 흔들렸지만 이미 민자당 입당을 약속한 상황이어서 돌이킬 수 없었다고 홍 지사는 회고했다.
김문수 전 지사는 “YS가 오늘날 내가 정치권에 있기까지 많은 길을 열어주시고 지도를 해주셨다”고 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YS가 나를 발탁했고 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했다”며 “내가 국회의원에 나설 때 ‘YS가 나를 불렀다’는 것이 구호였다”고 말했다. 김태호 전 의원은 부친의 고향 친구였던 김동영 전 의원의 집에서 하숙을 했고, 그 인연으로 김 전 의원을 따라다니며 YS의 상도동계와 인연을 맺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 전 총재의 권유로 2000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으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 전 총재는 2002년 대선 캠프에서 자신을 보좌한 유 의원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칩거를 깨고 유 의원의 대선 출마를 지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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