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핵심부품 5개 제조
탄소 복합제로 무게 줄이고 연료 효율 20% 높아져
새 먹거리 무인헬기에 집중 투자
[ 부산=정지은 기자 ]
지난 17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 민항기 제조공장에 들어서자 차세대 ‘드림라이너’(꿈의 항공기)로 불리는 보잉787-9 항공기의 부품 생산이 한창이었다. 고깔 형태의 커다란 물체를 제자리에서 실타래 감듯 회전시켜 검은색 탄소섬유 복합재를 입히고 있었다. 항공기 꼬리 부분인 후방동체를 제작하는 과정이다. 350도 고온 가마에서 구운 뒤 조립, 도색 등을 거치면 폭 2.6m, 높이 2.9m, 길이 5m의 후방동체가 완성된다. 이것 하나를 제작하는 데 약 70일이 걸린다. 이재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사업계획팀장은 “보잉787-9는 첨단 기술 집약체”라며 “핵심 부품 다섯 가지를 여기서 제작한다는 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보잉787은 기체의 절반 이상을 가벼운 탄소 복합소재로 제작해 연료 효율을 20% 높인 비행기다. 올해부터 본격 선보이는 최신 기종인 보잉787-9는 최대 운항 거리를 이전(보잉787-8)보다 550㎞ 늘려 약 1만5750㎞에 달한다. 좌석도 250~290석으로 30여석 늘었다. 대한항공은 오는 27일 국내 처음으로 보잉787-9 1호기를 도입한다. 2019년까지 열 대를 들여올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2004년부터 보잉787 국제공동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후방동체 외에도 날개 끝 곡선 구조물, 날개 구조물, 중앙동체 구조물, 동체지지용 구조물을 제작한다. 완성한 부품은 보잉 미국 본사나 일본 조립공장으로 보낸다. 이 팀장은 “국제공동개발사업에 참여하려면 개발부터 설계, 생산, 시험, 인증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사업을 위해 설비 투자를 과감히 늘렸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항공부품을 새 먹거리로 만들겠다는 전략 아래 항공기 제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곳에선 민항기뿐 아니라 군용기, 무인기를 생산하고 정비한다. 지난해 항공우주사업본부 매출은 1조269억원으로 회사 전체의 10%였다. 이 팀장은 “2020년 2조원, 2025년에는 3조원까지 매출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부산=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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