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탁성 대표 인터뷰
국내 첫 질소커피 도입, 매달 2만잔 이상 팔려
[ 김보라 기자 ] 서울 시내 어디를 가도 고개만 돌리면 커피전문점이 있다. 요즘은 지방도 그렇게 변하고 있다. 생존경쟁도 치열하다. 서울시가 커피전문점으로 창업하는 것은 위험도가 높다고 경고할 정도다.
이런 ‘커피 전쟁터’에서 홍탁성 드롭탑 대표(57·사진)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질소커피(니트로커피·nitro coffee)를 상용화했다. 홍 대표는 한국존슨 사장, 존슨다이버시 중국 사장 겸 북아시아 총괄사장, 세계 3대 케이터링 업체인 아라마크의 아시아 이머징마켓 총괄사장을 거친 전문경영인이다.
13일 서울 신사동 드롭탑 본사에서 만난 홍 대표는 “고가 장비 없이도 휘핑크림 기계로 질소커피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 220개 가맹점 중 180여개 매장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출시 한 달 만에 5만잔, 이후 매월 2만잔 이상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질소커피는 총 96시간의 저온숙성으로 내린 콜드브루 커피에 질소를 주입하는 방식의 커피다. 풍성한 거품이 올려진 진한 커피 맛 때문에 마니아도 적지 않다. 커피업계는 수입 장비 가격이 너무 높아 시장 진출을 놓고 눈치만 보고 있었다. 지난해 드롭탑이 질소커피를 도입하고 수익을 내기 시작하자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등도 올해 질소커피를 앞다퉈 내놓기로 했다. 홍 대표는 “국내에서는 연간 13만t 이상의 커피를 소비하고 한국인 10명 중 8명은 하루에 커피를 2잔 이상 마신다는 통계가 있다”며 “이런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남들과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라마크에서 일할 때 소비자들로부터 실시간 피드백을 받는 경험을 했다”며 “커피를 포함한 식음료산업이 얼마나 민감하고 디테일한 산업인지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국내 커피 시장의 돌파구가 디저트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 서울 이태원에 있는 수제파이 전문점 ‘타르틴’을 찾아가 호텔 출신 셰프 가렛 아드워즈를 설득했다. 100% 핸드메이드 정통 아메리칸 파이를 드롭탑 매장에서 팔자고 한 것. 8개월간의 연구개발 끝에 ‘에그머니’ ‘시그니처 코코넛에그’ ‘리치 피칸’ 등 12종 이상의 타르트 메뉴를 개발했다. 타르트의 기본 틀은 본사에서 제공하되,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토핑 등은 각 가맹점에서 직접 만드는 방식을 택했다. 업계 최초로 타르트에 설탕 대신 코코넛 슈거를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그는 “코코넛 슈거는 원가가 설탕보다 3배 이상 높지만 맛과 건강함을 모두 잡아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로 거듭나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는 과정을 소비자에게 공개하는 것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드롭탑이 만든 프리미엄 타르트는 직영점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글로벌 커피 전문점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글로벌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나 똑같은 품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스탠더드’가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홍 대표는 “글로벌 회사란 단지 매장 수가 많은 것이 아니다. 만약 파리 에펠탑 앞에서 ‘드롭탑 어디 있냐’고 물었을 때 누구나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저쪽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게 글로벌 브랜드”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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