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K바이오
매출 위축에도 R&D 투자
항암제 등 신약 줄줄이 대기
지난해 해외 매출 1500억
동남아에 수출 확대 박차
[ 김근희 기자 ]
동아쏘시오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동아에스티가 혁신 신약에 승부수를 띄웠다.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치료제를 만들어 제약시장의 판도를 일거에 바꿔놓겠다는 전략이다. 그룹 내 연구개발(R&D) 조직도 혁신 신약 개발 체제로 전면 개편하고 연구 분야도 면역항암제 등 특정 분야로 좁힐 방침이다. 자양강장제 박카스를 내세워 성장해 온 동아쏘시오그룹이 ‘제2의 박카스’를 혁신 신약에서 찾아 재도약하겠다는 것이 강정석 회장(사진)의 구상이다.
◆약가 인하 등으로 실적 부진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매출은 5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2013년 3월 동아제약이 전문의약품을 맡는 동아에스티와 일반의약품의 동아제약으로 나뉘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뒤 처음으로 뒷걸음질했다. 약가 인하와 경쟁 심화 등으로 전문의약품 매출이 감소한 탓이었다. 2012년 4397억원이던 전문의약품 매출은 지난해 311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부친 강신호 명예회장에게서 그룹 경영 바통을 물려받은 강 회장은 혁신 신약 개발에 눈을 돌렸다. 혁신 신약은 기존에 치료제가 없는 질환의 신약이다. 동아에스티는 2013년 기존 신약연구소와는 별도로 혁신신약연구소를 세웠다. 혁신신약연구소는 2년여 만에 성과를 냈다. 2015년 암세포가 자라도록 하는 특정 단백질(MerTK)을 억제해주는 면역항암제 물질을 발견했고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와 5억2500만달러(약 6351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혁신 신약에 ‘올인’
동아에스티는 국내 제약사 중 국산 신약을 가장 많이 개발한 곳이다.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항생제 시벡스트로, 당뇨병치료제 슈가논 등 4개 신약을 개발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제약사 토비라에 슈가논의 주성분인 에보글립틴을 기술수출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그동안 쌓은 신약 개발 노하우와 기술력을 활용해 혁신 신약 개발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강 회장은 이를 위해 조직체제를 바꿨다.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 조직이던 혁신신약연구소를 지난해 동아에스티로 옮겼다. 윤태영 혁신신약연구소장은 “일반 신약을 연구하는 신약연구소, 개량 신약과 천연물의약품을 개발하는 제품개발연구소 등을 중장기적으로 혁신 신약 개발 조직으로 바꿔나갈 것”이라며 “추격자가 아니라 선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해외로 성장 기반 넓힌다
동아에스티는 단기 성장 해법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박카스, 성장호르몬 그로트로핀 등의 수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역대 최대인 1469억원을 기록했다.
박카스의 수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박카스 수출은 전년보다 22.1% 증가한 632억원이었다. 주요 시장인 캄보디아 매출이 증가한 데다 미얀마 필리핀 대만 등으로 수출이 확대된 덕분이었다. 동아에스티는 박카스를 비롯한 의약품 수출 지역을 확대하고 수출 품목도 늘려갈 계획이다.
일반의약품 국내 판매를 맡고 있는 동아제약은 제2의 박카스 키우기에 부심하고 있다. 눈, 구강 의약품 등으로 제품을 다변화하고 있는 배경이다. 박카스는 동아제약 매출의 50%를 넘는다. 지난해 10월 설립한 연구소에서 미래 먹거리가 될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화장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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