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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K게임] 한국 게임 '글로벌 상륙작전'…10년 암흑기 벗어나 '부활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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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돌파구 찾은 '게임 빅5'

넥슨, 한국·중국시장 매출액 비슷
넷마블, 해외 매출 비중 50% 돌파
엔씨소프트, 북미·유럽 매출 25%↑



[ 유하늘 기자 ] 넷마블은 2014년 중국에서 텐센트를 통해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등을 출시했지만 금세 이용자가 떨어져나가며 실패했다. 한국에서 흥행한 게임이어서 성공을 자신하고 현지화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의 실패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면 철저한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은 넷마블은 이듬해 개발 중이던 세븐나이츠 일본판을 완전히 뒤엎고 다시 개발하기 시작했다.

뽑기 아이템을 없애고 일본 이용자에게 익숙한 ‘강화 재료’ 아이템을 판매하는 수익모델을 채택했다. 일러스트도 현지 취향에 맞게 바꿨다. 8개월에 걸친 현지화를 거쳐 2015년 내놓은 세븐나이츠는 한국을 비롯한 해외 업체에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일본 시장에서 당당하게 성공을 거뒀다. 이 게임은 지난해 6월 최고 매출 3위를 기록했고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을 넘어섰다.


한국 게임회사들이 이처럼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지난 수년간의 침체 때문이다. 국내 게임업체는 2000년대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을 선도했지만 2010년대 들어 정부 규제와 혁신 DNA 실종으로 모바일 적응에 뒤처지며 ‘암흑기’를 맞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6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시장은 2012년 10.8% 성장(전년 대비)한 이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되찾지 못했다. 2013년에는 웹보드게임 규제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0.3%)하기도 했다.

대형 게임업체들은 2~3년 전부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돌파구를 모색했다. 우수한 개발력을 바탕으로 한결 높은 게임 품질과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그 결실이 지난해부터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의 활약 덕분에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넷마블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14년 17%에서 2015년 28%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51%까지 뛰었다. 넷마블은 지난해 미국 모바일 게임사 ‘카밤’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올해 ‘리니지2: 레볼루션’을 중국, 미국 등에서 출시한다.

넥슨은 2007년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를 서비스한 이래 현지에서 국내 못지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모바일게임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넷게임즈에 50억원을 주고 계약한 모바일게임 ‘히트’는 지난 9일 글로벌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올해 말께 중국에서 출시 예정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판도 현지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17%가 뛰면서 2014년부터 이어진 매출 정체에서 벗어나고 있다. 북미·유럽 시장에 내놓은 ‘블레이드앤소울’이 높은 게임 품질을 바탕으로 인기를 끈 것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엔씨는 올 상반기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중국에서 출시해 대륙 모바일게임 시장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2008년 중국에서 출시된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의 ‘국민 총싸움게임’으로 아직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당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이 직접 중국으로 건너가 현지 배급사인 텐센트와 협업하면서 철저히 중국 이용자 취향에 맞게 게임을 만든 것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국내 업체들이 내놓는 게임이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에 치우쳐 있어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면 장르 다양성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 모바일앱 장터인 구글플레이 매출 50위권 내에 RPG 게임은 29개로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많다. 반면 해외에서는 클래시오브클랜, 캔디크러시사가 등 캐주얼 게임이 인기다.

한 글로벌 게임업체의 한국지사 대표는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RPG 하나만 바라보기보단 장르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시장은 캐주얼 등 다른 장르에서도 두터운 이용자층이 있다”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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