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최대 125만톤 생산
최고의 수원지 찾아 백두산으로 풍부한 수량·기온 등 최적 조건
스마트팩토리 통한 빅데이터, 최고 수질 유지 노력
[ 김보라 기자 ] 농심은 2003년부터 전 세계 오지를 돌아다녔다. 최고의 생수를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 10년 만에 다다른 곳은 백두산 해발 670m 청정 원시림. 이곳 내두천에서 뽑아올린 물로 농심은 2012년 ‘백산수’를 출시했다. 백산수는 현재 연간 최대 125만t 생산된다. 중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유일한 한국 생수 브랜드이기도 하다.
백두산 자연과 시간이 빚은 화산암반수
백두산은 거대한 자연의 보고이자 신비로운 위용을 뽐내는 영산이다. 한라산보다 1.5배 높고, 주변 강역은 수십~수백 배에 달한다. 백두산에는 신생대 3기와 4기 사이의 화산활동으로 현무암질 용암층이 생겼다. 그 위에 화산쇄설물이 점토화된 흙으로 쌓이면서 독특한 지질 구조를 갖게 됐다. 화산 현무암의 틈새 크기가 다양해 물을 가두고 투과하는 기능이 뛰어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내두천은 백두산 천지의 물줄기가 지나는 마을 ‘이도백하(二道白河)’ 안에 있다. 이도백하에는 옥황상제가 백두산 천지의 물을 두 줄기로 뻗게 해 영원히 마르지 않을 물을 흐르도록 해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내두천은 1년 내내 6.5~7도를 유지하는 희귀한 저온 천연화산암반수다. 백두산 천지로부터 수백만년 동안 화산암반층을 거치며 불순물이 여과되고 몸에 이로운 성분만 녹아 들어간 수원지다. 필수 미네랄이 적절하게 녹아 있어 ‘살아 있는 천연 미네랄 워터’라고 불린다.
최고의 수원지 찾기 위한 농심의 여정
농심은 1990년대부터 먹는 샘물 사업을 시작했다. 1994년 해외 생수 브랜드 ‘볼빅’을 국내에 처음 들여왔다. 1998년에는 제주 삼다수를 판매해 1년여 만에 시장 1위로 만들었다. 농심은 생수 사업을 하면서 “우리 역량으로 농심만의 ‘독자적인 생수 브랜드’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생수사업 프로젝트는 최고의 ‘수원지’를 찾는 데서 시작됐다. 먹는 물 사업의 성공은 물 자체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외에서는 에비앙과 볼빅, 국내에서는 삼다수를 뛰어넘을 물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누볐다. 지리산, 울릉도 등 전국 각지는 물론 프랑스, 하와이, 중국 등도 조사했다. 물 성분에 까다로운 기준을 세우고, 여러 지역 물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찾아난 최상의 수원지는 백산수 수원지다. 농심 관계자는 “아직 화산활동이 진행 중인 백두산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화산암반수를 머금고 있다”며 “백두산 천지의 풍부한 수량과 기온, 자연환경 등 모든 면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자연과 인간을 잇는 스마트팩토리
백산수는 자연을 보전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을 지향한다. 물의 특성상 사람의 노력으로 품질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철학이 바탕이 됐다. 농심은 생수 공장도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로 설계했다. 최대 200만t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고, 에너지는 최저 수준으로 사용한다. 백산수 한 병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 에너지 양을 산출해 낭비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실시간 체크한다.
생산시설 내외부의 실시간 변화 자료는 빅데이터로 활용한다. 하루 생산되는 제품의 데이터가 서울 본사, 독일의 설비 업체 등에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셈이다. 설비 업체인 독일 펜티어사 프로젝트 매니저 크리스티안 바스트는 “농심 백산수 스마트팩토리는 미래를 위해 지어진 공장”이라며 “세계적으로 최고의 품질을 위해 고도로 자동화된 공장”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철도를 이용한 물류 시스템도 도입했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 정부 소유의 철도 운영권을 확보해 백산수를 공장 내부에서 백하역 인근까지 총 1.7㎞ 구간을 실어나른다. 이곳을 기점으로 중국 전역, 한국으로 운송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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