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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점거 풀자” 뒤늦게 사태 해결 나선 서울대 교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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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캠 사태 ‘방관’ 교수들 목소리 내기 시작
교수協 “교육자 본분 지키지 않은 것 반성"
총학생회 “9일 점거 지속 여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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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시흥캠퍼스 사태 해소를 위해 교수들이 나섰다. 서울대 교수들은 100일 넘게 본관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학생들에게 점거 해제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서명 운동을 준비 중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총학)가 점거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전학대회를 오는 9일 예고한 가운데 교수들의 ‘충고’가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서울대에 따르면 조국 법대 교수와 백도명 보건대학원 교수 등 서울대 교수 20명이 ‘대학본부 농성사태 해결을 위한 호소문’을 내기로 하고 교수들을 상대로 온라인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미리 공개한 호소문에서 “10년 가까운 기간 3명의 총장 아래서 추진돼온 시흥캠퍼스는 계속 논란거리였지만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실시협약 체결을 되돌리기 힘든 단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실시협약을 철회한다면 서울대의 명예와 신뢰가 추락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법적 다툼을 비롯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요구를 관철할 더 건설적인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호소했다.

서울대 내 공식 심의기구인 평의원회는 지난 달 31일 의장 명의의 ‘점거 해제를 위한 호소문’을 학교 구성원들에게 메일로 보냈다. 호소문에서 김형준 평의원회 의장(재료공학부 교수)은 “학생들의 요구가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고 의무형 기숙대학, 기존 교육단위 이전 등을 둘러싼 우려도 대부분 불식됐다”며 “이제는 점거농성을 끝내고 미래지향적인 시흥캠퍼스의 청사진을 만드는 일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교수단체인 서울대 교수협의회(교수협) 역시 성명서를 준비 중이다. 3일 발표될 성명서에는 학생과 학교 양측이 점거농성이나 징계 같은 강제적 수단보단 대화와 토론을 통해 시흥캠퍼스 사태를 해소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교수협 관계자는 “성명서엔 교수들이 시흥캠퍼스 사태를 방관했던 것에 대한 교수들의 반성도 담길 것”이라며 “학생이 잘한 일은 격려하고 잘못한 것은 꾸짖어야 하는 교육자의 본분을 교수들이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학내 갈등 장기화로 행정이 마비되고 사제(師弟)간 신뢰관계마저 무너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에서 나왔다. 지난 해 10월 10일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시작된 본관 점거농성은 2일로 농성 116일차를 맞았다. 본관에서 근무하는 200여명의 교직원들은 현재 학내 10여곳에 흩어져 근무 중이다. 시흥캠퍼스 사태를 두고 교수와 학생 사이 막말이 오가고 일부 점거 학생들과 교직원들 사이에선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사태가 봉합되기까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 달 26일 성 총장이 학생대표의 이사회 참관을 포함한 학생 참정권 개선안을 ‘마지막 제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점거를 주도하는 ‘서울대본관점거본부(점거본)’는 이를 거부한 상태다. 이들은 “시흥캠퍼스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점거를 풀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는 서울대 총학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점거 초기 총학이 주도하던 점거농성은 현재 일부 총학 구성원이 참여하는 점거본이 주축이다. 총학은 이달 9일 전학대회를 열어 시흥캠퍼스 본관 점거 지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단과대 학생회 사이에서 본관 점거에 대한 의견차가 크고 학내외 여론도 부정적이라 이번 전학대회가 시흥캠퍼스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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