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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한물갔던 버버리, 디지털 입고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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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조지 웨스터먼 등 지음 / 최경은 옮김 / e비즈북스 / 364쪽 / 1만9000원



[ 최종석 기자 ] 2000년대 중반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매출 성장세는 경쟁 기업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졌다. 매출과 이익 규모가 몇 배나 더 크고 보유 브랜드도 훨씬 많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경쟁사들에 맞서기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버버리 경영팀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그들에게 다가가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기 위해 밀레니얼 세대에 친숙한 디지털을 활용하기로 했다.

버버리는 공식 홈페이지를 11개 언어로 개편하고 트위터로 패션쇼를 실시간 중계했다. 페이스북을 활용한 프로모션 향수를 출시하고, 구글과 협력해 자신의 키스 모양을 저장해 전송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매장에서는 태블릿 PC를 통해 고객의 구매 이력을 조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매장 내부와 외부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패션쇼를 보고 태블릿으로 제품을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마케팅부터 매장 고객관리까지 모든 채널에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했다. 버버리는 이후 인터브랜드의 최고 글로벌 브랜드에 5년 연속 선정되는 등 노후한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 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디지털 혁명으로 많은 기업이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수익과 생산성 등 성과를 눈에 띄게 향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연구소인 MIT디지털경제이니셔티브 소속 연구원들이 그린 ‘기업들의 디지털 역량 갖추기 로드맵’을 담고 있다. 저자들은 일반 기업이 어떻게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나이키, 스타벅스, 프록터&갬블(P&G) 등 글로벌 기업 경영진 150명을 인터뷰하고 30개국 391개 기업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리더들이 디지털 역량을 갖추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디지털화에 성공한 기업을 ‘디지털 마스터’라고 부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경쟁사보다 이익은 26%, 매출은 9% 더 높다. 나이키는 디지털사업부를 출범시켜 디지털 제품 개발부터 벤처기업 지원까지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했다. 인도 최대 페인트 제조업체 아시안페인트는 제품 생산, 주문 처리, 공급망 관리 등을 강력한 정보기술(IT)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고객 주문 접수 등에서 높아진 업무 효율성을 바탕으로 인도 최대 업체로 성장하고 세계 17개국에 진출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 기업인 칠레의 코델코는 더럽고 위험하고 노동 집약적인 광업이 디지털을 통해 어떻게 첨단산업으로 변신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코델코는 내부 행정 시스템을 개선한 다음 광산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를 통해 작업 상황을 원격으로 조율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더 나아가 작업장에 자율운전 트럭을 도입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안전성이 높아지자 오래된 광산의 수명이 연장돼 효율성이 향상됐다.

저자들은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 새로운 유행만 좇는 디지털 기업은 ‘패셔니스타’라고 말한다. 패셔니스타에서 디지털 마스터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헌신적인 리더십 역량을 구축한 다음 통합적인 디지털 프로그램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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