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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정치 스트레스'] 북한 위협·G2 충돌 '팽팽도는 세계'…대선주자는 '폴리코노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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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적 연대 허송세월

정체성·정치이념 다른데 수개월째 '짝짓기' 몰두
정책 경쟁 없이 표만 계산

퍼주기식 복지 공약 치중…조기 대선 땐 부실 검증 우려



[ 홍영식 기자 ] ‘빅텐트론’ ‘제3지대 연대론’ ‘정권교체’ ‘정치교체’ ‘뉴DJP(김대중-김종필) 연대’…. 최순실 사태로 인한 탄핵정국에서 대선 주자들이 선거 승리에 유리한 짝짓기 대상을 찾는 데 몰두하면서 다양한 합종연횡 구도가 나돌고 있다.

어지러운 대선 짝짓기 구도 경쟁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대선이 이르면 3개월 앞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본격적 정책 경쟁은 요원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경제·안보 이슈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충돌 등으로 세계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여야 대선 주자들은 이를 외면한 채 ‘우물안 개구리’식 대선 싸움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민이 극심한 정치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다.


◆개헌·연대 연기만 피워

정치권의 개헌과 정계 개편 논의는 설만 난무하고 가닥은 잡지 못하고 있다. 유·불리 셈법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각 주자는 설 연휴 기간 연대를 위해 부지런히 탐색전을 벌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7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만나 대선 전 분권형 개헌을 고리로 한 ‘빅텐트 연대’를 제안했다. 손 전 대표는 “보수세력에 얹혀서 정치한다면 곤란하다”며 ‘개혁 노선’을 택하라고 요구, 접점을 찾지 못했다.

반 전 총장은 “대선 전 개헌을 두고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뜻을 같이할 수 있다”고 했지만 김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의 경제민주화에 매력을 안 느낀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도 “반 전 총장 귀국 뒤 여러 발언으로 볼 때 함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체성이 빠진 원칙 없는 이합집산 추진이 한계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선 주자 간 본격적인 정책 경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등 일부 현안에 화두를 제시하고 있으나 분야별 정교한 공약은 멀었다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공약 검증을 제대로 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공약을 내놓더라도 대기업 규제, 퍼주기식 복지 에 치중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다중대표소송제, 집중투표제, 계열분리명령제, 노동이사제 도입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전통적 보수-진보 대결 구도는 이번 대선에서 찾기 힘들 전망이다.

비슷한 공약이 나오다 보니 유권자의 선택 폭은 좁아지고 있다. 복지 공약들은 정교하게 짜도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재원 대책이라곤 세율 인상 외에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반면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최악의 고용한파가 몰아치는데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법 등 일자리 만들기 법안은 국회 심의 대상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다. 말로만 일자리 창출을 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내우에 외환…주자들 ‘나몰라라’

나라 밖 외교·안보·경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대선주자 가운데 어느 한 사람도 상황의 심각성을 말하면서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 북한은 추가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위협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했다. 보호무역주의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세제 혜택 등을 주고 다른 나라에 공장을 둔 기업에는 국경세 부과를 비롯해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한국 탈출’이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도 대선 주자들은 기업을 유인하기는커녕 법인세 인상과 각종 대기업 규제책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안보를 둘러싸고 충돌하면서 한반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이런 내우외환 속에서 대선 주자들은 해법 모색은 뒷전이고, ‘폴리코노미(poli-conomy: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경제공약)’ 경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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