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무역적자·TPP 탈퇴 발언…반일 성향의 포드회장 입김 작용"
[ 김동욱 기자 ] “트럼프의 ‘일본 때리기’에서 포드자동차의 집념이 엿보인다.”
일본 경제 일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일본 자동차 무역 문제를 직접 비판한 것과 관련해 배후에 반(反)일본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포드자동차가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정한 무역을 하지 않는 나라로 일본을 직접 거론했다”며 “이 같은 행동의 배경에 일본에 강경한 입장인 포드자동차와 트럼프 신정부가 급속하게 접근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듯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마크 필즈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주요 기업 경영자들이 참석한 모임에서 “일본은 미국에 자동차를 많이 수출하면서도 미국 업체가 일본에 차를 팔려 할 때 판매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이는 공평한 처사가 아니며 이 문제를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모임이 일본을 바라보는 미국 기업의 편견이 재확인된 자리로 포드자동차엔 성과도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의 자동차 수입 관세는 0%고 미국은 일본에서 수입하는 승용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미국은 일본이 수입인증이나 안전규제, 소음 및 환경규제 등 비관세 장벽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드자동차로선 멕시코 투자를 유보하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투자 우대와 ‘일본 때리기’ 등의 반대급부를 받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빌 포드 포드자동차 회장은 작년 여름 대선 기간에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후보와 만났고 이후에도 전화로 여러 차례 트럼프와 회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포드자동차는 지속적으로 반일 행보를 걸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TPP 체결 방침을 밝힌 지난해 “관세를 내리면 일본만 이롭게 할 뿐”이라며 일본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2013년 도요타자동차와 포드자동차가 맺은 하이브리드차(HV) 기술제휴가 파기될 때 도요타는 이례적으로 “(빌 포드 회장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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