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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신미국] 미국만 생각하겠다는 트럼프…"외교·무역·이민, 미국 국민 위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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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 통해 본 트럼프 정부의 미래

새로운 미국 건설
"소수 엘리트 정치 끝낼 것"…정치개혁 공약 대거 제시

화석연료에너지 규제완화, FTA 등 무역협정 재협상,
연 250만개 일자리 약속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 일성으로 ‘새로운 미국 건설’을 약속했다. 미국 정치와 국제 질서를 미국 국민을 위한 시스템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원대한’ 구상이다. 그는 “앞으로 교역과 세금, 이민, 외교 등 모든 정책이 미국 근로자와 미국 가정을 위해 결정될 것”이라며 “미국의 참극은 여기서 끝”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앞길엔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이다. 미국 내 정치인 기업인 등 기득권 세력과 전 세계 교역 국가들과의 직간접적인 충돌과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확실해진 것은 불확실성이 확실해졌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득권 정치개혁 시동

트럼프 대통령이 16분에 걸친 취임사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미국의 정치개혁이었다. 그는 “너무나 오랫동안 이 나라 수도 워싱턴DC의 소수 그룹이 보상을 챙겼다. 국민들은 그 비용을 치렀다. 워싱턴DC는 번창했지만 국민들은 그 부(富)를 갖지 못했다”며 워싱턴DC의 엘리트들을 겨냥했다. 이어 “소수 기득권 세력의 승리는 국민 여러분의 승리가 아니었다”며 “고통을 겪은 미국인 가정에 권력을 돌려주겠다. 모든 것이 오늘 이 순간부터 바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오물을 빼내자’라는 구호로 큰 호응을 받았다. 그는 공직자의 로비스트 취업 금지, 의원의 임기 제한, 공무원 채용 동결 등 정치개혁 공약을 대거 제시했다. 공직사회와 대기업, 대형 금융회사 간에 얽히고설킨 공생 관계를 끊고 국민을 위한 정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0월 말 ‘취임 100일 구상’을 내놓을 때도 취임 첫날 이 같은 개혁안의 추진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최근 “그 같은 공약은 실수”라고 비판했다. 의원 임기 제한 같은 메가톤급 이슈를 임기 초부터 추진했다가는 정치권의 반대로 다른 공약들이 모두 사장될 수 있기 때문에 추진 시기를 휠씬 뒤로 미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TPP는 탈퇴…영국과 교역 확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대외 관계의 기본 원칙이 될 것임을 재차 밝혔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고, 기업을 훔치며, 미국을 유린하는 것으로부터 미국의 국경을 보호해야 한다”며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다시 확인했다.

‘미국 우선주의’의 실체가 미국의 이익만을 위한 보호무역주의와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글로벌 기업 압박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 등 카우보이식 권력 행사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추진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중서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반(反)자유무역주의 민심을 확인한 터라 탈퇴하는 데 큰 반발이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TPP 같은 다자간 무역협정 대신 양자간 협정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관철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영국과도 개별 자유무역협정(FTA)을 이른 시일 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 곳곳에 지뢰밭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정책이 일자리 창출이다. 감세와 규제 완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기존 무역협정 재협상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일자리를 만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당선 후 트위터를 통해 “미 국민들에게 세 가지를 약속하겠다. 첫째도 일자리, 둘째도 일자리, 마지막도 일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10년간 25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이후 연평균 18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보다 매년 70만개를 더 만들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 완화와 인프라 투자에서 기회를 옅보고 있다. 하지만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 에너지에 대한 규제 완화를 앞두고 벌써부터 환경보호론자들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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